생산자물가가 1년 4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했다. 기후위기 영향으로 농산물 가격이 두 달 연속 급등했고, 국제유가 오름세까지 겹쳤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1.16(2015년=100)으로 전월 대비 0.9% 상승했다. 지난해 4월 1.6% 상승 이후 가장 크게 뛰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1.0% 상승해 3개월 만에 오름세 전환했다.
농림수산품 상승률이 특히 컸다. 전월 대비 7.3% 상승했는데, 2018년 8월(+8%) 이후 최대 증가다. 품목별로는 수산물(+0%)은 보합을 나타냈으나, 농산물이 전월 대비 13.5% 뛰었다. 2020년 8월(16%) 이후 3년 만에 최대폭 증가였을 뿐만 아니라, 7월(+10.6%)에 이어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여름 집중호우와 폭염이 지속된 결과다. 유성욱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농산물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것은 통상적이지 않다"고 부연했다.
주요 산유국 감산의 여파는 공산품 가격을 끌어올렸다. 7월 보합세를 나타내던 공산품 가격은 지난달 전월 대비 1.1% 올랐다. 석탄 및 석유제품 가격이 전월 대비 11.3%나 상승하면서 전체 공산품 가격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유 팀장은 "석탄 및 석유제품은 작년 3월(+16.4%) 이후 1년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 뛰었는데, 상승률이 아닌 지수로 봤을 때는 지난해 대비 아직 많이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농산품과 원유 가격 상승은 식료품(+3.4%), 식선식품(+14.6%), 에너지(+3.1%) 등 비교적 체감도가 높은 품목의 생산자물가를 밀어 올렸다. 생산자물가는 품목별로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유 팀장은 이달 생산자물가 전망에 대해 "9월 역시 국제유가 상승 영향을 받겠다"면서도 "생산자물가엔 다양한 품목이 포함돼 현재로서는 예단이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