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칼' 보여주던 람보르기니男, 검찰 송치 땐 '묵묵부답'

입력
2023.09.20 08:57
마약 투약 혐의 등 'MZ조폭' 수사는 계속

마약에 취해 고가 외제차량을 운전하다 주차 시비가 붙은 상대를 흉기로 협박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20일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특수협박 및 도로교통법상 무면허운전 등 혐의를 받는 홍모(30)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홍씨는 이날 오전 7시 50분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채 강남서에서 나와 '마약 혐의 인정하냐' '피부과에선 어떤 시술을 받았냐' '흉기는 왜 가지고 있었냐'는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앞선 '롤스로이스 사건'의 피의자 신모(28)씨를 아느냐는 물음에도 침묵한 채 곧바로 호송차에 올랐다.

홍씨는 이달 11일 오후 4시 30분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람보르기니 우르스를 주차하려다 인근 가게 직원과 시비가 붙자 허리에 찬 회칼을 꺼내며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신고했으니 가지 말라"는 피해자 경고에도 현장을 떠났다가 3시간 뒤 신사동 한 음식점 앞에서 긴급 체포된 홍씨는 면허 취소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도 조사 중이다. 체포 당시 바닥에 손을 대고 엎드린 채 기어다니는 등 몸을 가누지 못했는데,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 엑스터시(MDMA), 케타민 등 3종에 대해 양성 반응이 나왔다. 그는 범행 직전과 직후에도 서울 강남의 병원 두 곳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홍씨가 속해있다는 의혹이 제기된 'MZ조폭'에 대한 수사는 서울경찰청이 진행하고 있다. 2030세대를 주축으로 온라인 도박, 코인 사기,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등 지능범죄를 일삼는 것으로 알려진 이 모임은 '람보르기니 사건'과 '롤스로이스 사건'을 계기로 수면 위로 부상했다. 이들의 마약 투약 혐의, 외제차 운전 자금 출처 등이 확인되는 대로 홍씨에게도 추가 혐의가 적용될 전망이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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