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변화에 민감한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최근 3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서울 아파트 116만 가구의 시세(호가)를 조사한 결과, 준공 이후 30년이 초과한 노후 단지 가운데 재건축을 추진하는 아파트의 가격은 지난달 0.03% 올랐다. 6월(0.02%)에 올해 들어 처음 반등한 이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반 아파트 가격은 지난달 들어서야 하락세를 멈추고 보합(0%)을 기록했다.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더 빠르게 움직이는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재건축 아파트는 시설이 노후한 만큼, 거주 목적 실수요보다는 시세 차익을 기대한 투자 수요가 많다. 그래서 일반 아파트에 비해 가격이 먼저 떨어지거나 오르고 등락폭도 크다.
주요 재건축 단지의 월평균 실거래가도 조금씩 상승세다. 강남구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 매물의 경우, 7월 22억1,500만 원에 거래됐는데 이달(19일 기준)에는 23억1,375만 원에 팔리면서 1억 원 가까이 올랐다.
서울시가 압구정과 여의도, 목동 등에서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부의 ‘주택 공급 활성화 대책’ 발표가 임박하면서 업계는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8월 발표된 270만 호 공급대책을 뜯어보면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 물량이 52만 호로 전체의 20%를 차지한다.
부동산R114는 “물가가 오르고 금융 비용이 늘어나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서 인허가와 착공 실적이 급감하고 있다”면서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하는 정책이 정부 대책에 포함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