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패튼의 리더십을 일깨우는 일화 가운데 1943년 시칠리아의 한 야전병원에서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로 입원한 두 병사의 뺨을 때리며 “나약한 겁쟁이”라고 꾸짖은 일은 꽤 유명하다. 그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일자, 그는 상관이자 친구였던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의 ‘명령’에 따라 공식 사과했다. 하지만 그날 일기에 그는 “군사령관으로서 겁쟁이들의 소심함을 꾸짖기 위해 부드럽게 때려준 것은 정의에 대한 훈계(rather a commentary on justice)였다”고 적었다. 물론 PTSD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거의 전무한 때였다.
전선 시찰 도중 병사들이 파놓은 참호에 곧장 뛰어들어 해당 부대 지휘관과 병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오줌을 누고는 구덩이를 메우게 한 일도 있었다. 호전적 공격형 리더였던 그는 소극적인 수비-방어 전술을 경멸했다. 그는 종군기자들이 붙여준 ‘강단의 노장(old blood and guts)’이란 별명을 자랑스러워했고, 지금도 미국 보수 우파들은 맹렬한 반공주의자이기도 했던 그를 우상 중 한 명으로 떠받든다.
그는 탈나치화에 대한 반감과 반유대주의 탓에 정치적 궁지에 몰린 뒤에도 “나에 대한 잡음은 유대인과 공산주의자들이 독일을 더욱 분열시키기 위해 꾸민 음모의 일부이며, 그 시도는 성공적이었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했다.
미국 차기 대선 유력 후보 중 한 명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롤모델 중 한 명으로 공공연히 추앙한 인물이 패튼이었던 점도 저 성정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해병 장군으로 퇴역한 제임스 매티스를 초대 국방부 장관에 임명하며 “조지 패튼 장군과 가장 흡사한 인물”이라고 극찬(?)했다. 패튼 자신은 상관이던 아이젠하워와 자주 맞섰지만 자기 부하들에게는 “뛰어난 참모보다 충성스러운 참모가 더 낫다”며 무조건적 충성을 요구했다. 그 점 역시 트럼프에게는 매력적이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