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은 맑은 물과 깨끗한 공기, 수려한 자연경관을 간직한 청정지역이다. 하지만 인구는 줄고 있다. 지난해 말 3만139명에서 올해 7월 2만9,975명으로 감소해 3만 선마저 무너졌다. 인구소멸 고위험지역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고민에서 탄생한 사업이 ‘K-베트남밸리’ 조성이다. 21일 한국일보가 주최한 ‘우리의 미래, 지방에 답이 있다(미지답)’ 경북 포럼에 참석한 박현국 봉화군수는 확신에 찬 표정으로 “K-베트남밸리의 성공적 추진으로 지역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동시에 한국과 베트남 간 새로운 30년의 지평을 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역소멸 위기가 심각한데.
“봉화군 인구는 1979년까지 10만 명이 넘었다. 지금은 3만 명도 안 된다.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전국 인구감소지역 89곳에 포함됐다. 국토조사보고서의 인구과소지역 지표는 50%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위기 극복을 위해 공무원과 유관기관, 기업체 임직원 등을 중심으로 봉화사랑 주소갖기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 대안으로 워케이션(일+휴가) 등 생활인구를 늘리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K-베트남밸리 조성에 나선 계기는.
“소멸위기의 봉화가 되살아나기 위해선 다른 지역과 차별화한 ‘킬러 콘텐츠’가 필수다. 봉화와 베트남 첫 독립왕조인 리 왕조와의 인연이 바로 그것이다. K-베트남밸리 조성은 베트남 콘텐츠 선점에 해당한다. 농촌 일자리, 농산물, 문화교류, 관광, 인구 등 다양한 방면에서 봉화에 활력을 가져다줄 것으로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추진 중인가.
“한국과 베트남의 관계가 국가 간 가장 높은 단계인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고, 베트남은 우리나라 최대 무역 흑자국 반열에 올랐다. 다방면에서 양국 관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에 있는 베트남 다문화인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 베트남 마을을 K-베트남밸리로 확대할 계획이다. 경북도와 공동으로 국책 프로젝트로 추진할 방침이다. 내년 정부예산안에 콘텐츠 개발 및 체험관 조성을 위한 용역비를 반영하는 성과를 거뒀다.”
-K-베트남밸리 청사진을 그린다면.
“봉성면 창평리 화산 이씨 유적지 일원에 총 2,000억 원을 들여 리 왕조 유적지, 역사 교류의 길, 베트남 역사문화체험관, 공연장, 연수 숙박시설, 다문화국제학교, 진로연계센터 등을 조성할 계획이다. 베트남 리 왕조와의 역사적 연원을 바탕으로 한-베 역사문화 콘텐츠 개발 및 체험관 조성이 첫걸음이다. 베트남 문화 원형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과 이를 뒷받침하는 전시체험관은 K-베트남밸리 조성사업의 튼튼한 뿌리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리 왕조 태조 출신지인 베트남 뜨선시(市)도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하던데.
“지난 5월 박린성 뜨선시를 방문했을 때 황바휘 뜨선시장이 베트남 건축양식에 대한 자문을 해줬다. 부엉 꾸억 투언 박린성 부성장도 사업 성공을 위해 상부기관에 건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봉화송이한약우축제에 우호교류단을 보내 자매결연을 맺고 축하공연을 하기도 했다.”
-사업의 기대효과는.
“지방인구 소멸위기에 직면한 경북북부 지역의 베트남 관광 활성화와 생활인구 확대에 기여할 것임은 물론 한국과 베트남의 새로운 30년을 여는 핵심사업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 봉화송이축제가 열리고 있다.
“봉화송이축제는 27년째 이어지고 있다. 봉화가 자랑하는 송이와 한약우를 소재로 하는 송이한약우축제는 24일까지 봉화읍 내성천 특설무대와 송이산 일원에서 열린다. 예년의 판매행사 위주에서 탈피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체험 위주의 다채로운 연계행사가 진행된다. 송이산에 직접 올라 송이를 채취해 보는 체험행사를 비롯해 개ㆍ폐막 공연과 송이 판매장터, 한약우 먹거리 식당 등을 준비했으니 많이 찾아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