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투석 vs 복막투석 어떻게 다를까?

입력
2023.09.17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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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만성콩팥병 환자, 제대로 투석하지 않으면 요독증 위험

만성콩팥병(만성 신부전)은 콩팥이 3개월 이상 손상돼 있거나 콩팥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말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24만9,283명(2019년 기준)으로 최근 5년 새 46%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만성콩팥병의 주원인인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이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만성콩팥병은 콩팥 손상 정도에 따라 1~5단계로 나뉜다. 콩팥 기능이 15% 이하로 떨어지는 5단계(말기 신부전)라면 신(腎)대체요법(투석(透析), 콩팥이식)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에 투석 환자는 11만 명 정도이고, 콩팥이식 환자는 2만 명에 달한다.

투석 치료로는 혈액투석과 복막투석이 있다. 혈액투석은 병원에서 주 3회, 4시간씩 의료진 관리 하에 시행한다. 가정에 투석 기계를 놓을 필요가 없고, 투석 시간 외에는 목욕·수영·운동 등 자유로운 일상을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투석을 병원에서 시행하기에 응급상황이 생겨도 즉시 조치가 가능하다.

다만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야 하기에 출장·여행할 때 목적지에 투석 가능한 병원이 있는지 등을 알아봐야 하는 등 번거로움이 있다. 또한 복막투석보다 투석 주기가 길어 혈액 속 노폐물이 장기간 쌓여 있기에 수분·칼륨·나트륨 섭취 조절 등 식단 관리를 잘해야 한다.

반면 복막투석은 환자 자신의 복막(복강 내 위ㆍ간ㆍ대장ㆍ소장ㆍ비장 등을 덮고 있는 비닐처럼 얇은 막)을 이용하는 것으로 복막투석 도관을 미리 삽입하고 이를 통해 매일 2리터(L)씩 4회(하루 8L 정도)의 복막투석액을 복강에 주입ㆍ배액하며 노폐물을 제거한다.

가정·직장·학교 등 어디에서나 매일 4회 직접 투석할 수 있다. 수분과 노폐물을 매일 제거하므로 음식 선택이나 일상생활도 비교적 자유롭다.

별도의 투석 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환자 스스로 투석할 수 있을 정도로 쉽고, 병원에는 1, 2개월에 한 번 정도만 방문하면 되는 것이 장점이다. 따라서 복막투석은 주기적으로 병원에 가기 힘들거나 출장ㆍ여행 가는 환자가 주로 사용한다.

복막투석은 깨끗한 곳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을 철저히 소독한 뒤 진행해야 한다. 위생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다가 합병증으로 복막염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염 우려로 수영과 몸을 푹 담그는 통 목욕도 불가능하다. 또한 복막투석을 위해 삽입한 복막관이 옷 위로 튀어나오는 등 티가 날 수 있다. 체중과 허리둘레도 증가할 수 있다. 복막투석을 하고 나면 포도당이 일부 남을 수 있어 혈당이 올라가거나 복부 비만이 될 수 있다.

김세중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만성콩팥병 환자가 투석 등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배출돼야 할 노폐물이 몸에서 빠져나가지 못해 요독증(尿毒症·uremia)으로 생명을 위협받기에 ‘응급 투석’을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응급 투석 비용은 하루 100만 원 정도인데, 합병증이 있다면 더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