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은 15일 감사원이 청와대 정책실 주도로 주택·소득·고용 등 광범위한 국가통계 조작이 이뤄졌다며 장하성·김상조 전 정책실장 등을 검찰에 수사 의뢰하자 강력 반발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참모와 장관 등이 주축인 포럼 '사의재'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과 발표의 실체는 전 정부 통계 조작이 아닌 현 정부의 감사 조작"이라며 "스스로 헌법기관이길 포기한 노골적인 정치 참여 선언"이라고 주장했다.
감사원은 전 정부 청와대가 작성 중인 통계(주중치) 제공을 요구하고, 실제와 달리 시장상황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도록 통계를 조작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사의재는 "부동산 주간동향 통계를 추가로 더 받아보거나 통계 왜곡을 바로잡기 위해 이상 사례를 제거하는 등 감사원이 문제 삼은 모든 사안은 시장 상황을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의 일환이었다"고 반박했다.
특히 감사원이 2017년 5월 이후 부동산원과 KB주택통계 간 차이가 크게 발생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별도 팩트체크를 통해 "감사원은 부동산원 주택통계가 조작됐다는 주장을 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보도자료에서 '실거래가'를 제외했다"면서 "'실거래가'를 포함하면 '호가'로 조사되는 KB주택통계의 불안정성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원 주택통계가 KB주택통계에 비해 실거래가에 근접한 경향을 보이는데, 감사원이 이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KB주택통계는 정확하고 부동산원 주택통계는 부정확하다는 거짓 전제에 따른 감사원의 주택통계 감사는 출발부터 엉터리"라고 일갈했다.
사의재는 아울러 "감사원은 애초 의도대로 결론이 나오지 않자 3차례에 걸쳐 조사 기간을 연장하고 조사팀을 교체하고 관련 공무원들을 강압적으로 조사했다"면서 "'협조하지 않으면 검찰로 넘긴다' '감사 방해로 감옥에 넣겠다'는 겁박을 당한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통계 조작은 애초부터 가능하지도 않고 할 이유도 없다"며 "무능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가리기 위한 정국 돌파용 정치쇼"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감사원 정치감사 대응 태스크포스(TF)는 입장문에서 "이번 결과는 수많은 공무원을 벼랑 끝까지 몰아 원하는 답을 쥐어짜 낸 결과물"이라며 "윤석열 정부 감사원이 그간 보여줬던 '정치 감사' 기관의 행태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는 결과라 놀랍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친 '고발'이 아닌, '수사요청'을 악용해 감사위원회를 패싱했다"면서 "매우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강민국 수석대변인 논평에서 "국민 고통은 안중에도 없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한 '국기문란행위'나 다름없다"며 "결국 문 정부가 그토록 찬양한 소득주도성장은 '통계조작성장'이었나"라고 반문했다. 본보는 감사원이 통계 조작 당사자로 지목한 김수현·김상조 전 정책실장, 김현미 전 국토교통부 장관 등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관련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