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이 15일 경기 용인시 원삼면에 건설 중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용인 클러스터)를 찾아 공사 현황을 살폈다. SK하이닉스는 약 415만㎡ 규모의 부지에 120조 원을 투자해 총 4개의 반도체 팹을 짓고 있다. 협력사 50여 곳도 여기에 입주한다. 2025년 3월 첫 번째 팹 공사를 본격 시작해 2027년 5월 마무리할 계획이다. 용인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의 D램 생산과 차세대 메모리 생산 기지, 반도체 상생 생태계 거점으로 거듭날 예정이다.
현장에서 사업 현황을 보고받은 최 회장은 "용인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 역사상 가장 계획적이고도 전략적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라며 "클러스터 성공을 위한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우선 효율성이 제일 좋아야 한다"며 "앞으로 이 자리에서 경쟁력을 계속 유지하려면 어떤 것을 미리 생각하고 반영하느냐가 과제이며, 이 부분이 미래 SK하이닉스의 경쟁력 척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최 회장은 이 클러스터에 소부장 기업과 대학의 인재들이 마음껏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춰 그 안에서 자유로운 혁신이 일어날 수 있는 거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고자 해도 실험 장비나 클린룸 등 인프라가 부족한 국내 대학과 소부장 기업의 현실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정부와 함께 클러스터 내에 '미니팹'을 만드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300mm 웨이퍼 기반 연구·테스트 팹이 될 미니팹은 소부장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과 제품이 반도체 양산에 빠르게 적용될 수 있게 실증 작업을 지원하는 인프라가 될 예정이다.
그러면서 그는 방명록에 '도전과 혁신의 새로운 정신과 역사를 써나아가는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의 성공을 기원합니다'라고 적었다.
한편 최 회장은 14일에는 울산시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울산포럼' 행사장을 찾아 제조업 분야에서의 혁신을 강조했다. 올해로 2회째인 울산포럼은 SK그룹이 울산상공회의소와 공동으로 지역사회가 맞닥뜨린 다양한 사회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시작한 지역포럼이다. 올해는 '제조업 도시'로 여겨지는 울산을 떠나는 청년들, 그리고 여성 일자리 문제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그는 "사람들이 제조업에 대해 갖고 있는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한데 이것은 울산(시민과 관계자)이 노력하면 바뀔 수 있다"며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인공지능(AI) 등 제조업 혁신을 이끌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투표를 앞두고 그는 "(투표까지 남은 시간 동안) 무조건 열심히 잘 뛰어볼 것"이라며 "나뿐만 아니라 정부 관계자, 재계에서도 다 뛰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추석 연휴 전후로 투표일까지 사실상 파리를 거점으로 여기고 막판 유치 활동에 '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