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3연패를 노리고 있는 황선홍 항저우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이강인(22·파리생제르맹)의 합류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해서다.
황 감독은 14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취재진과 만나 "파리생제르맹(PSG)에서 공식적으로 이강인을 언제 보내겠다는 답이 없다. 이강인은 조속히 합류하고 싶어 하지만 팀과 조율이 잘 되지 않는 것 같아서 답답하다"고 밝혔다.
경남 창원에 이어 13일부터 파주에서 막바지 담금질을 시작한 대표팀은 오는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중국 항저우로 출국한다. 일단 이강인의 빈자리는 홍현석(헨트)이 채울 전망이다. 홍현석은 지난 8일 웨일스와 A매치를 마치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했다.
이강인은 지난달 22일 왼쪽 대퇴사두근에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구단을 통해 전해져 아시안게임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소속팀은 물론 아시안게임 대표팀과 A대표팀에도 합류하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 12일 PSG가 공개한 영상을 통해 부상에서 회복해 훈련에 복귀한 모습이 공개됐다. 대표팀에 따르면 13일 PSG로부터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출전과 관련한 입장을 전달받기로 했으나, 건강 상태에 관한 추가적인 내용 외에 대표팀 합류 시기에 대한 답은 없었다.
황 감독은 "PSG에서 여러 조건을 내세우는 것 같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가 될 수도 있다"며 "예전에도 경험이 있지만 PSG가 여러 가지로 본인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끌고 가려는 것 같아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강인과 조별리그 한두 경기 정도는 맞추면 좋겠다. 합류 시점이 결정돼야 플랜도 짤 수 있을 텐데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PSG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포함해 내년 1월 아시안컵까지 이강인을 보내줘야 할 공산이 크기 때문에 최대한 시기를 늦추기 위해 확답을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시안게임은 국제축구연맹(FIFA)의 의무 차출 대회가 아니기 때문에 소속 구단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달 국내 언론과 화상인터뷰에서 이강인이 PSG와 이적 계약 때 아시안게임 출전 조항을 넣었다고 밝힌 바 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PSG는 16일(한국시간) 프랑스 리그1 니스와 홈경기, 20일에는 도르트문트(독일)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1차전 등을 앞두고 있다.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에 속해 19일 쿠웨이트, 21일 태국, 24일 바레인과 중국에서 경기를 치른다.
황 감독은 이강인의 합류 불가능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우리 목표는 분명하다. 선수들과 스태프 모두가 삼위일체가 돼 팬들에게 좋은 결과 가져오겠다"며 아시안게임 3연패 달성의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