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로에 닭이 와르르'... 닭 싣고 달리던 트럭 뒤집혀
입력
2023.09.14 14:54
박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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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미국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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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폭력 위협' 고조시킨 트럼프 암살 시도… D-51 미 대선 흔들까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두 번째 암살 시도를 두고 양극화로 인한 정치폭력 위협이 한층 고조됐다는 진단이 나왔다. 이 사건이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 판도를 뒤흔들지도 주목받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불거진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에 대해 미국 CNN방송은 "예측할 수 없는 정치적 결과를 초래하는 또 다른 어두운 순간"이라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이 소유한 플로리다주(州) 웨스트팜비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암살 시도에 직면했다. 한 남성이 골프장 경계 덤불에 숨어 AK-47 유형 소총 총구를 들이댔고,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앞서가던 비밀경호국(SS) 요원이 이를 포착해 사격으로 대응했다. 소총을 떨어뜨리고 차량으로 도주했던 용의자는 팜비치카운티 북쪽 마틴카운티 고속도로에서 체포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용의자가 하와이 출신 백인 남성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58)라고 보도했다. CNN은 "이 사건은 국가의 깊은 양극화를 드러낸다"며 "이런 사건이 일어난다는 것은 미국 정치에 끊임없이 드리우는 폭력의 그림자를 말해주며, 이는 손쉬운 총기 접근으로 인해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위 행정부 관료에 대한 암살 시도가 수십 년간 한 번도 없었던 가운데, 올해는 끔찍한 현실이 다시 살아났다"며 "즉, 최고 직책(대통령)에 출마하는 사람들은 잠재적으로 자신의 생명을 걸고 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민주당 소속 조 바이든 대통령·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이날 한목소리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눈 정치폭력을 규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무사해 감사하다"며 "미국에 폭력은 있을 자리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암살 시도가 불과 51일 남은 미국 대선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암살 시도는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 중 총격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암살 시도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호재로 작용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지지층이 결집했고, 여론조사에서는 그의 호감도가 급격히 오르는 등 상승세도 포착됐다. 다만 이는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이 TV 토론에서 참패하고 사퇴 압박을 받던 시기로, 새 후보로 등판한 해리스 부통령과의 대결에서 암살 시도의 영향력은 아직 미지수다. 사건 이전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NYT의 이날 전국 여론조사 평균치 분석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49%)은 트럼프 전 대통령(47%)과 초접전 중 근소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앞선 암살 시도를 계기로 기세를 올렸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사건도 정치적으로 활용할 태세다. 그는 총격 직후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난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내 목숨을 겨냥한 또 다른 시도 후 내 결의는 더 굳건해졌을 뿐"이라면서 선거자금 모금을 독려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JD 밴스는 엑스(X)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는데 놀랍게도 그는 밝은 기분이었다(in good spirits)"고 밝히기도 했다.
27년 만의 의대 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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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혈변 보는데 진료 거절 당해"… 응급실 찾은 환자들 "추석이 원망스럽다"
추석 연휴 3일차인 16일 오후 4시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앞에서 만난 박창영(37)씨가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8개월 된 아기가 어젯밤 열이 39.5도까지 올라 박씨 부부는 오전 6시부터 동네 소아과 현장 접수를 위해 줄을 섰다. 명절이라 오후 진료가 없어 접수 대기 인원은 140명까지 올라갔다. 힘들게 진단 받은 병명은 '요로감염'.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에 박씨는 아이를 데리고 서울 대형병원 3곳을 돌아야 했다. 박씨는 "모두 입원은 보장이 안 되고, (삼성서울병원은) 일단 와서 진료라도 받아보라 해서 급하게 왔다"며 "항생제 치료 시기를 놓치면 패혈증까지 갈 수 있다고 해 마음이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이날 응급실 앞에서 만난 환자들은 추석이 원망스러울 지경이라며 발을 동동 굴렀다. 5일 간의 연휴로 동네의원들이 대거 휴진해 응급 상황에도 갈 곳이 없는데, 그나마 문을 여는 응급실도 포화 상태라 진입조차 힘들기 때문이다. 의정 갈등에 따른 필수의료 인력 공백이 심화하며 추석 연휴 기간 혼란은 지속되고 있다. 연휴에는 보통 응급 환자가 1.5~3배 가량 증가하는데, 이날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은 그만한 환자를 수용하기 어려워 보였다. 병원까지 직접 찾아와 자리가 있는지 수소문하던 환자와 보호자들은 '병상 포화' 등의 이유로 진료를 거절 당하자 익숙하다는 듯 다시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 서울 송파구에서 온 임모(57)씨는 세균성 장염 증상을 보인 딸이 전날부터 복통을 호소하며 괴로워해 어제 하루를 꼬박 119를 통해 병원에 자리가 있는지 확인하는 데 썼다고 했다. 대형 병원과 2차 병원 응급실은 '자리가 없다' '기존에 등록된 환자만 받는다'며 거절했고, 아예 응답이 없는 곳도 있었다. 임씨는 "딸이 혈변을 보는 등 증상이 악화해 예전에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 이곳에 왔지만, 또 거절 당했다"며 초조한 기색을 숨기지 못했다. 연휴 내내 진료 '뺑뺑이'를 도는 환자들도 있었다. 동네 의원에서 2차 병원으로, 대학병원까지 전원돼도 정작 제대로 된 처지는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복부 통증이 잦아들지 않는다는 한 40대 환자는 이번 연휴 동안 진료만 두 번째, 병원만 세 번째라고 했다. 그는 "동네 병원에서 맹장염 소견을 받아 찾아간 2차 병원에서 '류마티스를 앓고 있으니 신우신염일 수도 있다'며 큰 병원에 가라해서 왔다"고 했다. "그런데 (응급실에) 맹장염을 봐줄 수 있는 의사가 없다면서 다른 곳을 가보라 한다"고 말하며 그는 괴로운 듯 복부를 움켜잡았다. 이날 아침 나무에 눈을 베였다는 70대 피모씨도 "일단 와서 진료 받아보라 해 가평에서 이곳까지 왔는데, 안과 상주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응급 처치도 없이 돌아가라고 했다"며 황당해 했다. 다른 병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날 양천구에 위치한 권역센터인 이대목동병원 응급실을 찾은 60대 환자는 "용접 중 불꽃이 튄 뒤 눈을 아예 못 뜰 정도로 아파서 왔는데, 들어가자마자 진료는커녕 '파업 때문에 의사가 없으니 다른 병원에 가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토로했다. 어렵게 진료를 받은 환자들은 또 다시 진료 이후를 걱정하고 있었다. 대전에서 삼성서울병원으로 올라온 이대연(49)씨는 "암 환자인 가족의 상태가 나빠져 일단 진료를 받았다"면서도 "응급실 베드에서 입원실까지 가는 데 수일이 걸릴 수 있다는 얘길 들었다. 입원 치료가 안 되면 어쩌나 더 걱정"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연휴 기간 동안 응급의료체계 유지를 위한 특별 대책을 13일 발표했지만, 연휴가 절반 가량 지난 지금도 현장은 삐걱대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추석 연휴 기간 전국 409곳 응급실 중 407곳이 매일 24시간 운영된다. 앞서 정윤순 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연휴 기간에도 정부는 지자체와 함께 준비한 대책을 차질 없이 시행하고 개별 응급의료 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것"이라 강조했다. 이에 반해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연휴 동안 일평균 약 1만 명의 환자는 응급진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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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에 '러 본토 타격 허용' 긴장 고조… 러 '핵위협' 미 "유엔 총회서 논의"
러시아가 서방 국가들을 향해 '우크라이나에 러 본토 타격을 허용해주면 핵무기를 사용하겠다'고 재차 압박했다. 최근 정상회담까지 열며 미사일 타격 제한 범위 해제 논의를 본격화한 미국·영국을 향해 견제 수위를 높인 것이다. 별다른 성과 없이 정상회담을 끝낸 미·영 양국은 이달 말 유엔 총회에서 해당 논의를 이어갈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서방이 러 본토 타격을 허용하면)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이우를 거대한 용광로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이날 발언은 최근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나왔다. 그간 미국과 영국 등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하면서도 확전 우려 탓에 러시아 국경 인근까지만 타격할 수 있도록 제한을 뒀다. 그런데 이 제한 해제 논의가 최근 양국 간 활발하게 진행되자 러시아가 유사시 키이우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압박한 것이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2일 "(서방의 러 본토 타격 허용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가 러시아와 전쟁 중이라는 의미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 타격을 허용해줄지 결정하지 못 하고 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간 정상회담이 '빈 손'으로 끝났던 것이 대표적이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이 문제를 심도 깊게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는 별다른 신호를 주지 않았다. NYT가 "회담이 향후 미국과 영국이 취할 조치에 대한 통찰력을 거의 제공하지 않았다"고 평가한 이유다. 특히 푸틴 대통령의 '확전 및 핵 위협'이 얼마나 진지한 것인지 평가하는 데 미국과 영국은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영국 관리들은 비교적 푸틴 대통령의 경고가 '허세'라고 생각하는 반면, 바이든 정부 관료들은 푸틴 대통령에게 실제 긴장을 고조시킬 의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 스타머 총리는 전날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몇 주, 몇 달 안에 정말 중요한 잠재적 발전이 있을 것이 분명하다"며 정책 변화 가능성을 시사한 반면, 미국 백악관은 회담 전 성명을 통해 "우리 견해에는 변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미·영 양국은 해당 논의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24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개막하는 유엔총회에 참석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러 본토 타격' 문제를 의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향후 정책 변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신속히 제한을 해제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성명을 통해 "지도를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타격 역량이 필요한 이유를 분명히 이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IFA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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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폭염에도 에어컨 잘 찾지 않는 독일…전쟁까지 겹쳐 가전 고를 때 1순위는 '고효율'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4가 한창이던 7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 쿠담 거리에 위치한 가전매장 자툰(Saturn)의 3층 전시장. 자툰은 한국의 하이마트처럼 갖가지 가전을 모아놓은 곳인데 실내 온도 30도가 넘을 만큼 무더워 매장 관계자에게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푹푹 찌는 사우나 같은 열기는 IFA 전시장 안에서도 고스란히 느껴졌다. 몇몇 기업의 대형 전시관을 제외하면 에어컨을 세게 틀어놓은 곳이 많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전시관이나 박물관 실내는 서늘할 정도로 추워 여름철 피서지로 사랑받는 것과 대조를 이뤘다. 독일에서 머문 대형 호텔 체인을 빼면 일반 식당도 에어컨을 켠 곳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였다. 독일인이 에어컨을 멀리하는 이유가 뭘까. 현지 가이드와 관계자들에게 물어보니 ①지정학적 이유를 첫손에 꼽았다. 한국보다 북쪽에 있어서 여름은 서늘하고 겨울은 추워서 에어컨의 필요성을 못 느꼈는데 최근 이상고온 현상이 심화했다는 것. 에어컨이 없어도 버틸 만했다는 분석은 사실에 가까워 보였다. 독일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가전기업 밀레도 에어컨을 팔지 않았기 때문이다. ②친환경 건축의 영향도 있어 보인다. 베를린의 건물은 실외기 설치할 곳을 따로 둔 곳이 많지 않았다. 대신 단열 성능을 강화해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하는 공법으로 지은 곳이 많다고 한다. 국내에선 오래된 건물도 공사를 통해 천장에 시스템에어컨을 설치한 경우가 많은데 독일에선 드물었다. 베를린에 사는 가전업체 관계자는 "독일인은 창문을 닫으면 바깥의 더운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차단해서 내부가 시원해진다고 생각한다"면서 "에어컨은 실외기를 설치하는 규정이 까다롭고 노후된 건물이 많아 쓰기에 번거롭다"고 말했다. ③에너지 절약이 생활화된 영향도 크다. 유럽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에너지 위기에 직격탄을 맞아 에너지 절약에 더 민감해졌다. 독일도 곳곳에서 거리 조명 밝기를 낮추거나 에어컨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물론 겨울에는 온수 사용 시간도 조절 중이다. 에너지 사용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은 가전의 에너지 효율 등급표를 꼼꼼하게 따져 예상 전기요금까지 비교한 뒤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에어컨이 선풍기 수십 대와 맞먹는 양의 전력을 쓴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피 대상'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가전 기업들은 유럽에서 고효율 에너지 제품을 만들어 적극 홍보하는 추세다. 강대종 LG전자 H&A사업본부 실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유럽에 와보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기요금이 약 네 배, 가스요금은 아홉 배 올랐다고 하더라"며 "기업들은 어떻게든 적은 양의 전력으로 (가전을) 운전하는 프로그램을 유럽에서도 전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