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가 추석을 맞아 자금 부담을 겪고 있는 중소 협력사들을 돕기 위해 납품 대금을 앞당겨 지급하기로 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 LG, 롯데, KT, 현대백화점그룹 등 주요 기업들은 협력사에 납품 대금을 10일 이상 앞당겨 지급한다. 추석 명절을 맞아 원자재 대금, 상여금 지급 등 자금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는 협력 회사를 지원하기 위한 조치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삼성 11개 관계사는 물품 대금 1조4,000억 원을 조기 지급하기로 했다. LG전자, LG화학, LG유플러스 등 LG 8개 계열사도 총 1조2,000억 원 규모의 협력사 납품 대금을 예정일보다 최대 18일 앞당겨 추석 연휴 전에 보낼 계획이다.
롯데는 24개 계열사의 중소 파트너사 1만800여 곳의 납품 대금 5,900억 원을 추석 연휴 사흘 전인 25일까지 모두 보낼 예정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9,600여 개 중소 협력사의 9월 결제대금 3,000억 원을 당초 지급일보다 최대 5일 앞당겨 주며, 애경산업도 85개 협력사를 대상으로 119억 원가량의 거래 대금을 9일 일찍 지급하기로 했다. KT도 9개 그룹사와 함께 총 1,370억 원 규모로 파트너사 납품 대금을 먼저 준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한화오션 등 조선업계도 실적 상승세를 타는 데 큰 힘이 된 협력사들에 명절 전 대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한화그룹도 주요 계열사를 중심으로 대금을 먼저 협력사들에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와 함께 기업들은 경기 침체, 물가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나섰다. 삼성은 국내 내수경기 활성화를 돕기 위해 임직원 대상 '추석맞이 장터'를 열고 △관계사 자매마을 특산품 △국내산 수산물 △스마트공장 지원 중소기업 생산 제품 등을 팔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전후 수산물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는 어민들을 돕고자 추석 장터에서 판매하는 수산물 품목을 늘렸다. 또 삼성은 국내 소비 진작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돕기 위해 임직원들에게 국내 여행을 권장하는 사내 캠페인을 진행하는 한편 부서별 회식이나 간담회도 가급적 사업장 인근 여행 명소 또는 지역 맛집에서 갖도록 권장했다.
LG는 협력사가 저금리로 대출을 받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1조2,0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협력사의 금융 비용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감면된 특별 금리를 적용했다. 이 밖에 LG디스플레이는 추석을 맞아 경기 파주시와 경북 구미시 사업장 인근 저소득 가정 및 복지관에 식료품 등을 지원하며 LG이노텍은 사업장을 두고 있는 서울 마곡, 경기 평택·안산의 소외 계층과 사회복지관 등에 명절 음식과 선물 등을 전달하는 임직원 봉사 활동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