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지난 7일 사망한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사가 생전에 가해 학부모들을 신고하는 것을 꺼렸다고 유족이 밝혔다.
숨진 교사의 남편 A씨는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아내가 학부모들로부터 고통을 받아왔지만, 교사로서 이들을 신고하는 게 옳지 않다고 생각해왔다"며 "저 역시 이를 지켜보면서도 지금껏 속앓이만 해왔다"고 말했다. 가족들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A씨는 "아이들이 많이 불안해한다. 아직 학교에 가려 하지 않아서 집에서 24시간 계속 돌보고 있다"며 "활동에 제약이 많다. 힘을 내려고 하는데도 많이 힘들다"고 심경을 전했다. 교사의 두 자녀는 모두 초등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교사노조는 13일 교사 유족을 만나 가해 학부모에 대한 경찰 고소·고발 여부, 가해 학부모에 대한 입장, 교사 순직 요청 등 사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노조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유족분들이 아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라 당장의 입장이나 고소·고발 관련해 자세히 논의된 내용은 없다"며 "유족들의 회복을 돕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사 괴롭힘 가해자로 지목된 학부모들은 "잘못 알려진 것이 많다"며 입장문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