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 열차를 타고 12일 러시아에 도착한 가운데, 외신들도 이른바 ‘태양호’로 불리는 해당 열차에 대한 보도를 쏟아냈다. 김 위원장의 ‘움직이는 집무실’로 불리는 이 열차는 최고지도자 보호를 위한 방탄 기능은 물론, 박격포 등도 장착하고 있어 “완벽한 요새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김정은의 호화롭고 느린 열차의 내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태양호를 상세히 소개했다. 신문은 “화려한 장식과 중무장을 갖추고 ‘유난히 느리게’ 움직인다”고 요약했다.
WP에 따르면 태양호 외관은 짙은 녹색으로 칠해져 있는데, 이는 눈에 띄지 않으려는 의도다. 하부엔 폭발물로부터의 보호를 위해 방탄용 강철판이 보강돼 있다. 속도는 시속 50㎞에 불과한데, 방탄판 등으로 인해 열차 자체가 워낙 무겁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도 “열차 내부엔 위성통신 장비와 응급시설, 노래방 등이 있다. 벤츠 방탄차를 운송하는 칸도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도 12일 태양호 명칭 유래와 역사, 특성 등을 조명했다. ‘태양호’는 북한의 초대 지도자인 김일성 전 주석을 상징하는 것으로, “김 전 주석과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김정은 현 국무위원장까지 3대가 이용하고 있다”는 게 방송의 설명이다.
BBC는 “김 전 주석이 베트남과 동유럽을 방문할 때 이 열차를 이용하면서, 북한 지도자가 장거리 이동 때 태양호를 탑승하는 전통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2001년 김정일 전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동행했던 콘스탄틴 폴리코프스키 전 러시아 극동지구 대통령 전권대표는 회고록에서 태양호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용 열차도 김정일의 열차만큼 편안하진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