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왕도 웅진기 핵심 유적지인 충남 공주 공산성의 왕궁지 추정 구역이 본격 발굴된다. 백제사는 왕도가 자리 잡았던 지역을 따라 한강유역의 한성기, 공주의 웅진기, 부여의 사비기로 구분한다. 그동안 부분적으로만 확인된 추정왕궁지의 전체 범위와 외곽시설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백제인의 토목기술을 확인하려는 것이다.
문화재청은 공주시·공주대와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백제왕도 웅진기 핵심 유적인 공산성(사적 12호) 내 추정 왕궁지 학술발굴조사에 착수했다고 12일 밝혔다.
조사지역은 공산성 왕궁지로 추정되는 쌍수정 일대다. 해발 74m로 대지가 넓고 평탄해 공주 시가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지역이다.
추정왕궁지 발굴조사는 1985년 공주대 역사박물관이 처음 시행했다. 이곳 건물지와 연지(蓮池) 등에서 ‘수막새(지붕 기왓골 끝에 사용된 기와)’가 집중 출토되면서 백제 웅진기의 왕궁지일 것으로 추정됐다. 이후 2019년 조사에서는 왕궁지 동쪽의 출입시설, 궐(왕이 머무는 궁궐의 문 양옆에 높게 쌓아 설치한 대) 등이 새롭게 확인됐다. 2022년에는 각각 20m, 30m 길이의 장랑식 건물(궁전, 사찰 등에서 중심건물과 주변을 둘러싸도록 만든 긴 건물) 2동이 조사돼 추정왕궁지 내부를 중심공간, 생활공간, 의례공간으로 구분한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번 조사는 2020년 문화재청이 수립한 '백제왕도 핵심 유적 공주지역 발굴 조사 마스터플랜'에 따른 것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공주시와 함께 공주 공산성의 체계적인 조사를 실시해 백제 웅진 왕도의 실체를 복원할 수 있는 학술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유적 정비와 관리방안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