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이루어진다", 글로벌 4강 도전하는 K방산

입력
2023.09.1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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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수출로 국제 위상 변화
글로벌 강국과 치열한 경쟁
가성비, 신속 공급으로 대응

휴대폰, TV 같은 일반 제품의 수출은 대금을 수령하면 거래가 완료되지만, 전차, 자주포 등 무기 수출은 대금 수령만으로는 거래가 완료되지 않는다. 무기 수입국은 수출국에게 구매제품 외에 기술이전, 절충교역, 금융지원 등도 요구한다. 특히, 절충교역의 경우 많은 무기 수입국들이 법령에 의무화 규정까지 두고 있다. 우리나라도 무기 구매액이 1,000만 달러 이상일 경우, 절충교역 의무 규정이 있다. 그래서 무기 수출은 제품 경쟁력뿐만 아니라, 수출국의 기술이전, 절충교역, 금융지원도 핵심 요건이 된다.

그런데, 왜 무기 수출국들은 기술이전, 절충교역, 금융지원까지 부담하면서 무기를 수출하려고 할까? 이는 일자리·매출 증가 등 경제적 효과, 국방력강화 효과뿐만 아니라 국제무대에서 일종의 외부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국가적 위상 증가, 정치적·군사적·외교적 영향력 증가 등이 그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방산 수출 증가에 힘입어 국제무대에서의 위상, 영향력 변화 가능성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우리나라의 방산 수출에 대하여, 2023년 8월 3일 자 기사에서 "한국이 세계무대에서 강력한 정치적, 군사적 영향력을 지닌 중심 국가로 살아남을 수 있는 중요한 열쇠를 찾았다"고 보도하였다.

방산 수출의 경제적 효과, 정치적·군사적 영향력 등을 감안하면, 앞으로 글로벌 방산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다. 이미 독일, 프랑스, 일본 등은 투자확대를 선언한 바 있다. 독일은 올해 특별기금(The Special Fund) 지출을 지난해 대비 100억 유로 늘렸고, 프랑스는 이번 회계연도(2024~2030) 국방예산을 전 회기(2019~2025) 대비 40% 이상 증액하였다. 일본은 2027년까지 국방예산을 GDP의 2%까지 확대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투자확대와 더불어 첨단무기 개발을 위한 방산강국 간 공동연구도 증가하고 있다. 최근 독일과 유럽 3국의 레오파르트2 후속 차세대 전차 공동개발, 영국과 일본의 차기전투기 센서 공동개발, 미국과 일본의 극초음속미사일 요격기술 공동개발 등이 주요 사례이다.

K방산은 앞으로 글로벌 방산강국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하겠지만, 이를 타개해 나갈 강점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우선, K방산은 가성비, 신속 공급이라는 분명한 비교우위가 있다. 지난해 말 일본 캐논연구소(CIGS)는 K방산이 구매국 안보환경에 따른 맞춤형 무기 제안 능력이 있고, 성능도 우수하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둘째, 기술이전, 절충교역, 금융지원 조건에 대해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 발달된 제조업을 기반으로 구매국이 원하는 산업협력 방안을 만들 수도 있고, 기술이전, 현지화 등에도 유연하게 대응 가능하다. 셋째, 방위산업 생태계 혁신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기업의 방산 R&D 참여 확대를 위한 방산원가제도 개선, 지체상금 부과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고, 부품 국산화 연구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부품연구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부품연구원 설립 관련 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며, 방산혁신기업 100 프로젝트, 방산기술혁신펀드 1,200억 원 조성도 추진 중이다. 넷째, 신기술 개발을 위한 국제공동연구, 글로벌 밸류체인(GVC) 진입을 위한 노력도 강화하고 있어, 방산 수출 기반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그래서 K방산의 4위 수출강국 달성의 길은 험난하지만 희망적이다.



한경호 방사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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