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간 사용하면 대표적인 '3대 실명 질환'인 녹내장(綠內障·glaucoma)에 노출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녹내장 발병 주원인은 안압(眼壓) 상승인데, 스테로이드 제제를 장기간 사용하면 섬유주에 작용해 방수(房水) 유출을 방해하고 눈 속 방수 유출량이 적어지면서 안압이 올라가 시신경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녹내장은 증상을 자각했을 때는 치료 시기가 늦어질 때가 많으므로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하면 안압 상승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원발성 개방각 녹내장 △녹내장 의증(疑症) 및 가족력이 있거나 △고도 근시 △제1형 당뇨병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거나 △10대 미만 △외상으로 인한 방수 유출로가 변형된 환자는 스테로이드 약물을 사용했을 때 안압이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아지기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우선 스테로이드를 처방받았다면 한 달 이내에 안압 상승이 있는지 체크하는 게 좋다. 이후에도 만약을 위해 한 달에 한 번 정도 정기검진을 해야 한다.
1년 이상 스테로이드 성분이 포함된 약을 지속적으로 사용했음에도 안압 변동이 크지 않다면, 추가적인 안과 검진은 필요하지 않다.
또한 스테로이드를 먹는 약으로 복용하거나 주사로 맞는 것이 위험성이 높을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눈이나 눈꺼풀에 직접 바르는 안약 및 안 연고가 더 위험할 수 있다.
스테로이드 사용 후 안압이 높아졌다면 먼저 스테로이드 사용을 중단한 뒤 안압이 정상 범위로 낮아질 때까지 경과 관찰해야 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사용을 중단했음에도 안압이 상승한다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녹내장이 심하지 않으면 안압 강하 경과를 관찰하여 그에 맞는 치료 방향을 찾을 수 있고 녹내장 증상이 심하고 안압이 높으면 수 유출을 원활히 해주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김안과병원 녹내장센터 이윤곤 전문의는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없어 자각하기 어렵기에 스테로이드 제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면 주의해야 한다”며 “특히 스테로이드에 의해 안압이 상승할 수 있는 기저 질환이나 요건이 있다면 최소한 한 달에 한 번은 안과 검진해 안압을 확인하는 게 좋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