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수도 상파울루에서 북서쪽으로 약 960km 떨어진 고이아스주 주도 고이아니아(Goiania)의 한 방사선치료연구소가 1985년 새 사옥으로 이전하며 방사선 치료장비 한 대를 두고 떠났다. 직후 건물주와 법정 임차권 분쟁이 시작됐다. 1977년 구입한 그 장비에는 약 93g의 방사선물질 세슘-137이 캡슐에 밀봉된 채 담겨 있었고, 연구소 측은 정부 원자력위원회에 여러 차례 위험성을 알렸지만 법원 명령 때문에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못했다.
1987년 9월 13일 경비원이 자리를 비운 사이 두 남성이 건물에 침입, 문제의 장비를 훔쳐 나왔다. 장비는 당일 마을 한 폐차장에 고철로 팔렸고, 닷새 뒤인 9월 18일 폐차장 직원들에 의해 본격적으로 분해됐다. 고농축 방사선물질 세슘-137이 그렇게 방출됐다.
위험성을 전혀 몰랐던 폐차장 사장은 이웃과 지인들까지 초대해 보석처럼 푸른빛을 내는 캡슐 물질을 보여주고, 쌀알 크기의 조각들을 나눠 주기도 했다. 사흘 뒤 폐차장 사장 부인을 시작으로 고열과 복통 등 증상이 시작됐고, 유사한 증상은 폐차장 직원과 사장의 6세 딸, 이웃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당국은 29일에야 사태의 진상을 확인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당시 기준 ‘세계 최악의 방사능 사고 중 하나’라고 규정한 ‘고이아니아 방사능 사고’가 그렇게 일어났다.
폐차장 사장 딸을 비롯한 4명이 숨졌고, 시민 11만2,000여 명에 대한 대규모 역학조사를 통해 피폭자 249명이 확인돼 치료를 받았다. 브라질 정부는 수년에 걸쳐 오염지역 표토 제거-정화작업을 벌였고, 피해보상 등을 둘러싼 법적 소송이 이어졌다. 고이아니아 시민과 인근 지역 주민들은 이후로도 오랫동안 피폭 공포증에 시달렸고, 지역 시민과 산물을 기피하는 현상까지 이어졌다. 사고 직후 브라질 정부는 방사능물질 보관 및 관리에 대한 법률을 전면 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