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한 것을 놓고 여야 정치권이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민주투사 코스프레", 더불어민주당은 "비상식적 정치 수사" 등 날 선 표현을 동원하며 맞붙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벌써 다섯 번째 (검찰 조사). 이재명 대표의 저급한 정치쇼를 지켜보던 국민들의 인내심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 대표를 비판했다. 그는 "명분 없는 '뜬금 단식'을 이어 가던 이 대표는 어떻게든 관심을 적게 받아보려 토요일에 조사를 받겠다면서, 결국 의료진까지 대기하게 만드는 '민폐 조사'를 받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가 이날 출석하면서 "정치 검찰로 조작·공작해도 진실을 영원히 가둘 순 없다"고 말하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 운영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윤 대변인은 "'정치 공작' 운운하며 '민주투사 코스프레'를 즐기고 있다"며 "개인 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 조사를 받으러 가는 마당에 '국민 주권'과 '민생'을 입에 담을 자격이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윤 대변인은 "지은 죄가 너무 많아 수시로 조사와 재판에 불려 다니는 제1야당 대표가 그 흔한 유감 표명 한번 없이 자동응답기처럼 '정치 탄압'만 반복하는 모습에 국민은 분노하고 절망한다"며 "국민은 무슨 죄로 이런 제1야당 대표를 지켜봐야만 하나"라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와 윤 정부를 공격하며 맞섰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출석 일자를 두고 검찰은 비열한 언론플레이를 벌였다"며 "어떻게든 비회기를 건너뛰고 추석 밥상에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 이슈를 올리겠다는 정치 검찰의 추악한 술책"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와 민주당에 정치적 타격을 입히려는 잔꾀가 정치검찰 특유의 간교함이든, 당･정･검의 합작품이든 분명 역사의 심판대에 오를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 정부에 대해서도 그는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살피는 데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이 대표 수사에만 온갖 정성을 들이는 한심하고 무도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대장동, 성남FC, 백현동에 이어 대북 송금 의혹까지 윤석열 정권은 무능하고 무책임한 국정 운영으로부터 국민의 시선을 돌리기 위해 이 대표를 제물로 삼아 왔다"고도 주장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어떠한 혐의도 입증하지 못하면서 지긋지긋한 정치 수사를 이어가는 검찰에 대해 국민의 인내도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며 "오늘 소환 조사에서도 변변한 물증 하나 제시하지 못하고, 오히려 검찰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증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