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홍보대행업체 대표에게 1억1,000여만 원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상수(77) 전 인천시장이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 전 시장의 배우자는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 장우영)는 8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시장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법정에 선 안 전 시장의 배우자 김모(63)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앞서 검찰은 7월 결심 공판에서 안 전 시장에게 징역 4년을, 김씨에게는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안 전 시장은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홍보대행업체 대표 A(51)씨에게 10차례에 걸쳐 1억1,300만 원을 건넨 혐의다.
또 A씨에게 2020년 총선에서 안 전 시장과 맞붙어 당선된 윤상현 의원과 관련된 허위 비리 의혹을 방송사에 제보하도록 한 혐의도 있다. A씨는 당시 총선에서 윤 의원의 홍보를 맡았다고 주장한 인물. A씨는 안 전 시장이 2년 전 총선에서 억울하게 진 거라는 동정 여론을 만들면 대선후보 경선에서 유리할 거라고 생각해 허위 제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안 전 시장은 대선후보 본경선에 진출할 2차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하지 못한 채 탈락했다.
재판부는 “민주적인 절차로 공정하게 치러져야 할 대선 경선에서 부정행위를 했고 공직선거법의 입법 취지 훼손과 관련법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며 “범행은 장기간 걸쳐서 진행됐고 관련 보도가 있고 나서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등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노력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2차 예비경선에서 탈락했다는 점에서 보도가 경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거나 국민의 여론을 왜곡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안 전 시장보다 그의 아내가 더 높은 형량을 받은 것에 대해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부분 금원을 조달했고 구체적인 지시를 하는 등 관여 정도가 심하고 객관적 증거가 있는데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