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요소수의 원료인 요소의 신규 수출계약 체결 중단을 명령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국내 정유·화학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2년 전과는 상황이 다르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면서도 '악몽의 재현'을 막기 위한 대응에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국내 차량용 요소수 시장 점유율 1위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8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중국 측의 (수출 중단) 공식 통보는 없었다"면서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다른 수입처도 마련한 상태라 현재로선 요소수 대란까지는 가지 않을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요소를 전량 수입해 물에 녹여 요소수를 생산한다. 업계에 따르면, 롯데정밀화학이 국내 시장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고, 금성이엔씨가 10%, KG케미칼이 5%가량 점유하고 있다.
전국에 주유소를 둔 HD현대오일뱅크도 이날 "고객사인 전국 개별 주유소를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재고가 충분하다"며 "영업본부에서는 개별 주유소에 만일에 대비해 요소수 재고를 확인하라고 알리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각 주유소는 현대오일뱅크 본사 또는 개별 도매 업체를 통해 요소수를 구비하는데 이는 주로 화물차가 많이 다니는 지역 주유소에서 많이 찾는다.
중국이 요소 수출 중단을 공식화하면 그땐 '제2의 요소수 사태'를 피할 수 없을까. 국내 회사들은 이 경우에도 "물건을 들여올 수 있게 공급처를 다변화했다"고 설명했다. 2년 전에는 중국에서 들여오는 물량이 부족해 화물차들이 직격탄을 맞은 반면 현재는 중국 외 국가와도 거래하고 있어서다. HD현대오일뱅크 측은 "과거 중국산 요소 비중이 높았지만 공급처를 일본으로 넓혀뒀고 재고도 충분하다"며 "당분간 걱정 없는 수준이고 최악의 경우 중국 정부 차원의 대대적 조치가 나온다 해도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롯데정밀화학도 "연말까지 운영할 물량은 있다"고 했다.
다만 가격이 오를 여지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산이 가장 저렴하고 물류비도 적게 드는 반면 동남아나 중동, 일본 등에서 들여오려면 물류비가 늘기 때문에 가격 인상은 피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