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정권수립일 앞서 전술핵공격잠수함 공개... 김정은 "핵추진잠수함도 계획"

입력
2023.09.0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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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북러 정상 간 핵잠 기술 제휴 가능성
합참 "북 잠수함, 정상 운용 어려워" 평가

북한이 이른바 정권수립일(9·9절)을 앞두고 핵무기 카드를 다시 꺼냈다. 수중 핵공격이 가능한 전술핵공격잠수함을 진수했다고 공개하면서다. 다음 주로 예상되는 4년 만의 북러 정상회담과 맞물려 '잠수함 강국'으로 불렸던 러시아와 관련 기술 제휴 가능성도 점쳐진다.

SLBM·핵어뢰 등 장착 가능 추정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우리 당의 혁명위업에 무한히 충직한 영웅적인 군수로동 계급과 과학자, 기술자들은 우리 식의 전술핵공격잠수함을 건조하여 창건 75돐을 맞는 어머니 조국에 선물로 드리였다"고 밝혔다. 노동신문에 따르면 지난 6일 북한의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의 진수식이 열렸고,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 해군의 기존중형잠수함들을 공격형으로 개조하려는 전술핵잠수함의 표준형"이라며 "지난 수십 년간 공화국에 대한 침략의 상징물로 인배겨있던 핵공격잠수함이라는 수단이 이제는 파렴치한 원쑤들을 공포에 질리게 하는 위혁적인 우리의 힘을 상징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첫 전술핵공격잠수함은 기존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량한 3,000t급 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함상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발사관을 갖추고 있다. 작은 발사관 6개와 큰 발사관 4개를 식별할 수 있는데, 기존 로미오급에 없는 사양으로 개량을 추정할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략순항미사일(SLCM), 미니 SLBM, 핵어뢰 등 탑재를 예상한다"면서 "함수에 어뢰 발사관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최근 공개했던 핵어뢰 '해일' 탑재도 예상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선희 외무성 진수식 등장... 강한 '대미 메시지'

북한의 진수식 공개는 정권수립일에 앞서 내부 결속을 다지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미국을 대상으로 최근 한미연합군사연습(한미훈련) 및 미 전략핵잠수함(SSBN) 등 전략자산 배치에 대한 불만을 내비치는 목적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진수식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진수자' 역할을 한 것을 두고 강력한 대미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최 외무상이 진수병을 깨트린 것은 전술핵잠수함 진수라는 점에서 강한 대미 메시지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최근 해군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무기 개발도 예측된다. 김 위원장은 진수식에서 "해군무력의 급속한 발전성과를 쟁취하는 것은 세 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 국가의 지정학적 특수성과 빠르게 진화되고 있는 세계적인 함선 발전 추세로 보나 최근 적들의 침략적 기도와 군사행동 성격으로 보나 더는 미룰 수 없는 국가방위의 최우선 중대사"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계획돼 있는 신형잠수함들 특히 핵추진잠수함과 함께 기존의 중형잠수함들도 발전된 동력체계를 도입하고 전반적인 잠항작전능력을 향상"시키겠다면서 핵추진잠수함 건조 계획을 언급했다.

이에 다음 주 열릴 것으로 알려진 북러 정상회담에서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잠수함 기술 교류를 제안할 가능성도 있다. 러시아가 현재 사용하고 있지 않은 태평양함대 소속 핵추진잠수함을 북한에 지원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합참 "북 잠수함, 정상 운용 어려워" 평가절하

군은 북한의 기만전술 가능성을 제기했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이날 "현재까지 북한 잠수함의 외형을 분석한 결과, 미사일을 탑재하기 위해 함교 등 일부 외형과 크기를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상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모습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군은 (한미) 연합감시자산을 이용해 북한의 잠수함 진수 활동을 사전에 한미공조하에 추적해 왔다"며 "기만하거나 과장하기 위한 징후도 있어 살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어려운 민생은 아랑곳하지 않으면서 헛된 무기 개발에만 집착하고 부족한 자원을 탕진하고 있는 것에 대해 개탄한다"며 "북한은 무기 개발과 위협이 확고한 한미연합 방위태세 및 강화된 한미일의 압도적 대응 역량에 따라 무의미해지며 자신들의 안보만 더욱 취약해질 뿐이라는 점을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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