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농성 천막 옆에서 수산물 시식회를 연다고 예고했다가 논란이 일자 글을 삭제했다. 당 지도부는 역풍을 우려해 시식회를 취소하고 안 의원에게 자중을 촉구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안 의원은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우리바다지키기 검증 태스크포스(TF)가 내일(8일) 오전 국회에서 우리 수산물 판촉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장소는 이재명 대표 단식 텐트 100m 옆이다. 이 대표는 들러서 맛도 좋고 영양도 좋은 우리 고등어와 전복을 드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것이 명분 없는 단식을 끝내고, 그간의 괴담정치에 대해 우리 국민과 어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사죄하는 길"이라고 했다.
이에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자 당 지도부는 즉각 진화에 나섰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단식을 하고 있는 상황이니까 '그곳에서 음식을 먹는 행사는 안 했으면 좋겠다. 판매나 홍보 정도로 축소하라'는 지침을 내렸다"면서 "안 의원의 뜻이 (무엇인지) 알아보겠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해당 글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을 받자 스스로 글을 삭제했다.
TF 위원장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저녁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 "(안 의원의 글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성 의원은 "당초 이 행사는 이 대표가 단식하기 전에 장소를 임대했던 것"이라며 "원래 건어물하고 냉동 수산물을 국민들한테 50% 정도 싸게 팔고, 회는 이 대표가 단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의원회관 같은 데서 원하시는 분에게만 나눠드리는 것으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역풍을 우려해 "시식회도 취소하고 의원회관에서 팩으로 준비한 것을 나눠드리기로 했다"면서 "안 의원께서 이런 과정을 모르셨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11시 국회 소통관 앞마당에서 수협중앙회,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공동 주최로 열리는 수산물 소비 촉진 행사에 참여한다. 이 행사는 이 대표가 단식에 들어가기 전 시식회로 마련됐지만, 이 대표의 단식을 고려해 판촉 행사로 변경됐다.
행사가 단식 농성 천막 부근에서 열려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최근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소통관 앞에 차려진 먹거리 판촉 부스 앞에서 고성을 지르거나 판매 중단을 촉구하는 등 항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