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플러스 바로 보기 | 8부작 | 18세 이상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카우보이 부츠를 신고 다닌다. 웃옷을 슬쩍 젖히면 보안관 배지가 보인다. 중년 레일런(티모시 올리펀트)은 연방 부보안관. 직업과 행색을 보면 19세기 미국 서부지역 어디인가에서 활동하는 인물로 보인다. 하지만 레일런의 근무지는 미국 동남부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다. 그는 미시간주를 딸과 함께 들렸다가 예기치 않은 일에 휘말리고 디트로이트 판사 살해사건을 수사하게 된다.
레일런은 비현실적인 인물처럼 보인다. 복장부터가 현대와 어울리지 않는다. 생각은 고지식하다. 모두가 각자의 생존을 모색하는 시대에 그는 전통적인 정의를 먼저 따진다. 사명감을 중시하고 낭만을 추구한다. 집보다 바깥일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레일런을 가족이 좋아할 리 없다. 아내와 갈라선 지는 오래고, 15세 딸 윌라(비비언 올리펀트)와는 사이가 좋지 않다. 레일런은 윌라와 여행을 계획하고 있었다. 하지만 판사 관련 사건으로 둘의 계획은 틀어진다.
판사 살해범은 클레멘트(보이드 홀브룩)다. 잔인하고 악랄하며 겁이 없는 범죄자다. 영리하기까지 한 그는 디트로이트 암흑가에서 꽤 악명 높은 인물이다. 수년 전 여러 명을 죽이고도 가벼운 형만 치렀다. 사법제도의 허점을 악용하고 자신이 아는 변호사를 윽박지른 결과였다.
레일런은 디트로이트 경찰들과 함께 클레멘트를 쫓는다. 쉽게 잡힐 듯한 클레멘트는 조롱하듯 수사망에서 벗어난다. 클레멘트는 대범하게도 또 다른 범죄를 도모한다. 자동차 산업 몰락으로 무법지대가 된 디트로이트는 클레멘트 같은 악당들에게는 별천지다. 레일런 같은 인물에게는 발이 푹푹 빠지는 늪과도 같다. 법조계와 경찰 비리가 겹치고, 알바니아 갱들까지 클레멘트 쫓기에 가세하면서 레일런의 정의구현은 어렵기만 하다.
드라마는 21세기를 배경으로 하나 서부극을 연상시킨다. 등장인물들은 말 대신 자동차로 추격전을 펼치고, 술집이 주요 공간으로 등장한다. 적과 동지를 구분할 수 없고, 화면 곳곳엔 비장감이 어려있다.
대다수 서부극이 그렇듯 악은 응징된다. 하지만 클레멘트를 심판하기까지 레일런은 여러 고비를 넘어야 한다. 클레멘트는 레일런 주변사람들의 신변을 위협하고 법체계까지 뒤흔들려 한다. 비정한 도시 디트로이트에서 레일런은 외톨이라 다름없다. 낯선 도시의 정의를 세우려는 그에게 조력자가 나타나기도 한다. 물론 달콤한 감정을 주고받을 수 있는 여인까지도.
드라마는 서부극의 규칙을 21세기 도시로 끌어와 재미를 빚어낸다. 장르의 장점을 적절히 활용하면서도 시사적이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의 매력까지 더해지며 8회 분량이 의외로 짧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