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리창·일본 기시다, 아세안 정상회의서 오염수 문제로 신경전

입력
2023.09.0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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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세안+3' 회의 전 잠깐 서서 대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 리창 중국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6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문제에 대해 각자의 입장을 주장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기시다 총리는 6일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앞서 리 총리와 잠시 서서 대화를 나눴다고 현지에서 일본 기자들에게 밝혔다. 두 사람이 단독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시다 총리는 자신이 먼저 말을 걸었으며, 이 자리에서 “처리수에 대한 우리나라의 기본 입장에 대해 설명했다”고 밝혔다. 다만 리 총리가 발언한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일본 기자들은 “중국 측에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기시다 총리는 “일본의 입장을 설명했다”고만 답했다.

기시다 총리는 리 총리와의 짧은 만남 후 참석한 아세안+3 회의에서도 오염수 방류가 안전하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일본은 국제 기준에 따라 대응하고 모니터링 결과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으며,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관여해 신뢰성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 등을 정중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전면적인 수입 중지는 돌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리 총리는 “핵 오염수는 해양 생태환경과 사람들의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고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리 총리는 또 “일본은 국제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며 “주변국, 이해관계자와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애초 이번 회의에서 기시다 총리와 리 총리의 정상회담을 추진했다. 그러나 일본이 지난달 24일 오염수 방류를 개시하자 중국 정부는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중지하고 야마구치 나쓰오 공명당 대표의 방중도 무산시키는 등 강경하게 대응했다. 결국 정식 회담이 성사되지 않아 잠깐 서서 대화하는 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