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방류가 계속되는 가운데 후쿠시마현과 인근 지역 수산물을 "먹어서 응원하자"는 움직임이 일본 정부 주도로 확산되고 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지난달 30일과 31일 연속으로 후쿠시마산 생선회를 먹는 퍼포먼스를 한 이후 내각과 자민당, 지방자치단체 인사들이 동참하고 있다.
6일 TV아사히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와타나베 히로미치 부흥장관은 전날 도쿄 도요스 수산시장을 방문해 후쿠시마산 광어회를 늘어놓은 진열대를 보더니 “통째로 사겠다”고 말했다. 7만 엔(약 63만 원)어치의 생선회와 수산물을 산 그는 생선회는 각 부처 장관에게 보내고 나머지는 부흥청 직원들에게 돌렸다. 이어 시장 초밥집에서 광어, 도미, 농어 초밥과 회를 맛보고는 “살이 통통하고 맛있다. 일본의 보물”이라고 극찬했다.
자민당은 5일 도쿄 당사에서 회의를 열면서 홋카이도산 가리비를 넣은 해산물 카레를 점심식사로 제공했다. 가리비는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액 중 절반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전면 금지 조치 후 일본 전역의 가리비 가격이 급락했다. 다키나미 히로후미 자민당 수산부회장은 회의에서 “중국의 수출 금지 대상은 일본 전체”라며 “(후쿠시마뿐 아니라) 전국의 생선을 먹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 공관과 지자체도 나섰다. 벨기에 브뤼셀에 있는 유럽연합(EU) 일본정부대표부 대사관저는 5일 각국 외교관과 현지 재계 관계자 등 200명을 초청해 후쿠시마산 전통 술과 식품을 홍보하는 파티를 열었다. 효고현은 현청 내 카페에서 후쿠시마산 식재료를 사용한 음식을 판매한다.
이 같은 캠페인이 일본 국민들에게도 확산될지는 미지수다. 기시다 총리가 후쿠시마산 광어회를 먹는 동영상을 올렸을 때 소셜미디어엔 “서민들은 못 먹는 호화로운 식사”라며 비꼬는 의견들이 게재됐다.
한편 일본 정부는 5일 각의에서 중국의 금수 조치로 타격받은 수산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예비비 207억 엔(약 1,870억 원)을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가리비, 해삼 등 중국 수출 비중이 높았던 수산물의 일본 내 소비 확대 및 수출처 전환 등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