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ㆍ3사건의 아픔을 상징하는 ‘무명천 할머니’ 고(故) 진아영 할머니(1914~2004)를 추모하는 문화제가 개최된다.
5일 사단법인 무명천진아영할머니삶터보존회와 월령리마을회에 따르면 두 단체가 공동 주관하는 ‘19주기 무명천 진아영 할머니 추모문화제’가 오는 9일 오후 6시부터 제주시 한림읍 월령리 해변공연장에서 열린다.
진 할머니는 4ㆍ3사건 당시 토벌대의 총탄에 턱을 맞고 반평생 넘게 후유장애로 고통 속에 살다가 돌아가셨다. 할머니는 총상 직후 치료 한번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아픔을 견뎌야 했다. 사라진 턱은 하얀 무명천으로 감싼 채 지냈다. 이때부터 할머니는 반평생을 이름 대신 ‘무명천 할머니’로 불리며 죽음보다 더한 기구한 삶을 살아야 했다. 평생을 혼자 외롭게 살던 진 할머니는 2년 넘게 요양원에서 생활하다 2004년 9월 한 많은 삶을 마쳤다. ‘무명천 할머니’는 그 자체로 4ㆍ3사건의 아픔이었다.
이번 추모문화제에는 노래모임 모다정, 산오락회, 보물섬공동체교육네트워크, 국악연희단 하나아트, 재릉초등학교 윤슬중창단 등이 출연해 노래와 춤, 연주로 진아영 할머니를 추모한다. 추모문화제는 유튜브로 실시간 생중계된다.
추모문화제에서 앞서 오후 5시에는 진아영 할머니 삶터(한림읍 월령1길 22)에서 이곳을 제주도에 기부한 후손들의 뜻을 기리는 표석 제막식이 있다. 또 부대 행사로 할머니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편지글 전시와 월령리 일대를 탐방하는 평화기행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