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20대 초반 젊은 층의 군주제 지지율이 3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에서 77%가 지지하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즉위 1년을 맞은 가운데, 청년층의 낮은 지지는 왕실에도 큰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영국 온라인 설문조사 업체 유고브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군주제가 영국에 좋다’고 답한 영국인은 58%였지만, 세대별 격차가 매우 심했다. 18~24세의 지지율은 30%로 평균의 절반가량에 그친 반면, 65세 이상은 77%가 지지해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해 9월 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고 찰스 3세 국왕이 즉위한 지 1년을 앞두고 지난달 26~28일 성인 2,02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찰스 3세가 (왕의 역할을) 잘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59%가 “그렇다”고 답했다. “잘 못하고 있다”는 17%, “모른다”는 25%였다. 찰스 3세 대관식 직전인 올해 4월 말 조사 때와 비슷한 수치로, 이 질문에서도 세대별 격차가 두드러졌다. 65세 이상의 76%가 찰스 3세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내린 반면, 18~24세에선 그 비율이 34%에 그친 것이다.
특히 군주제가 아닌 '선출된 국가원수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26%를 기록, 10년 전(17%)보다 9%포인트나 증가했다. 왕실 관련 전문가 에드 오원스는 영국 BBC방송에 “젊은 층의 낮은 지지는 왕실로선 확실히 우려할 만한 일”이라며 “이 흐름을 되돌리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왕실에 부정적인 이유로 △감당하기 힘든 집값 △임금 증가율 정체 △학자금 대출 문제로 인한 환멸감 등을 꼽았다. 반군주제 단체인 ‘리퍼블릭’의 대표 그레이엄 스미스는 “조만간 군주제 지지가 50% 아래로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