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말에 이어 공식 문서에도 '오염수→오염 처리수'로

입력
2023.09.0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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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언론에 배포한 공식 문서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가 방류하는 물을 '오염수'가 아닌 '오염 처리수'로 표기했다. 수산업계가 용어 변경을 요구한 데 이어 당내와 정부에서도 이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자 의도적으로 '처리수' 표현 빈도를 늘려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1일 국회에서 '수산물 소비 촉진 및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에 앞서 일시, 장소, 참석 대상 등을 안내하는 계획안이 배포됐는데, 계획안에 적힌 간담회 목적은 '후쿠시마 오염 처리수 방류 관련 국민의 수산물 소비 촉진 및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 논의'였다.

앞서 노동진 수협중앙회장은 지난달 30일 여당과 만나 "이 시간 이후 '오염수'에서 '처리수'로 명칭을 변경한다"고 선언했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오염 처리수가 맞지 무슨 오염수냐"고 했고, 유상범 의원도 "원래 그렇게 불렀어야 됐다"고 거들었다. 한덕수 총리도 같은 날 "정부 차원의 용어 변경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전통시장 상인과의 간담회에서도 "말 한마디라도 오염수라는 말보다 처리수라고 썼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권택준 전국상인연합회 부산지회장)는 요구가 나왔다.

다만 아직 '오염 처리수'로 용어를 완전히 통일하지는 않은 모습이다. 간담회를 주재한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총선 전략으로 오염수 문제를 끌고 가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며 오염수란 단어를 사용했다. 반면 같은 회의에서 김성원 의원은 "오염 처리수는 정쟁의 영역이 아닌 과학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앞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오염 처리수'라고 칭했다.

용어 변경 외에 정동식 전국상인연합회장 등은 이날 △전통시장 내 수산물 취급 점포를 위한 예산 대폭 증액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 등을 요청했다. 박 정책위의장은 "어제 다양한 대책을 내놨는데 거기에 전통시장도 많이 포함된다"며 "잘 모르시는 부분은 홍보도 많이 하고, 부족한 부분은 채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손영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