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각료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를 일본 내 공식 용어인 ‘처리수’가 아니라 ‘오염수’라고 칭했다는 이유로 정치권에서 질타를 받았다.
1일 일본 NHK방송 등에 따르면, 노무라 데쓰로 농림수산장관은 전날 일본 도쿄에 있는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면담을 가진 후 기자단에게 “각 관공서의 대처 상황 또는 오염수에 대한 사후 평가 정보를 교환했다”고 말했다. 오염수의 안전성을 강조하기 위해 일본 정부가 내세우고 있는 ‘처리수’라는 표현 대신, 한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오염수’를 사용한 것이다.
일본 정치권은 노무라 장관을 비난하는 목소리를 쏟아냈다. NHK는 여권에서 “(오염수라는 표현은)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중단한 중국을 이해하는 발언이다. (이런 실수는) 내각 지지율이 침체하는 가운데 최악의 타이밍”이라는 지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도 “어업인들을 소문 피해로부터 지켜야 할 수산장관이 되레 피해를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기시다 총리도 직접 나서서 발언 철회를 요구했다. 노무라 장관은 전날 저녁 “말을 잘못한 것을 전면적으로 사과하고 싶다. 후쿠시마현을 비롯해 관계자 여러분을 불쾌하게 해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24일 후쿠시마 오염수 해상 방류를 시작한 일본에선 오염수를 처리수라고 부른다.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방사성 핵종을 처리한 만큼, 오염 성분이 줄어들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목적이다. 반면 세계 주요 외신들은 ‘핵 폐수(Nuclear Wastewater)’ 표현을 계속 사용하고 있다. 한국 언론도 ‘오염수’ 용어를 유지 중이다. 지난달 30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처리수’로의 용어 변경을 검토해 보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도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