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가 뇌사상태에 빠져 6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떠난 이주용(24)씨에게 명예학사 학위를 수여했다.
고려대는 30일 학교 본관 제2회의실에서 '고 이주용 학생 명예학위수여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이씨 가족과 지인, 김동원 총장을 비롯한 고려대 관계자, 이정림 한국장기조직기증원 기증관리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씨는 고려대 기계공학부 4학년에 다니던 올해 6월, 1학기 기말고사를 마치고 집에서 가족과 식사한 후 방에 들어가던 도중 갑자기 쓰러졌다.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해 뇌사 상태가 됐다. 가족은 "이씨가 다시 깨어날 수 없다"는 의료진 말에 젊고 건강한 아들이 어디선가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이씨는 심장과 폐장, 간장, 좌우 신장, 췌장, 좌우 안구를 기증해 총 6명의 생명을 살렸다.
고려대는 이씨의 숭고한 나눔 정신을 기억하기 위해 지난달 기계공학부 전체 교수 회의를 열어 명예학사학위 수여를 의결했다. 김 총장은 "명예학사학위가 이주용 학생의 영혼을 기리고 기억하는 첫걸음이자, 고인의 부모님과 유족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소망한다"며 "고인의 생명 나눔 정신이 사회에 널리 확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