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을 철거하겠다는 정부 방침에 역사동아리 소속 대학생들이 반대 행동에 나섰다.
대학생겨레하나, 진보대학생넷, 평화나비네트워크, 대학생역사동아리연합 등은 30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국방부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입장 규탄 대학생 기자회견’을 열어 “독립운동을 폄하하는 국방부를 규탄한다”며 “정부와 국방부는 독립운동가 흉상 철거를 취소하라”고 촉구했다. 국방부는 앞서 28일 소련공산당 가입 및 활동 이력 논란이 있다는 이유로 홍범도ㆍ김좌진 장군 등의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학생겨레하나 회원 장진원씨는 홍 장군 흉상 철거에 대해 “소련이 해체되면서 사라진 공산주의 낙인찍기가 윤석열 정권 아래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이랑씨는 “독립군을 국군의 뿌리에서 배제하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홍 장군 대신 백선엽 장군의 흉상 설치 방안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씨는 “백선엽은 독립운동가들을 탄압한 친일 반민족 행위자로 (윤석열 정부가) 국가를 지키는 사람들을 길러내는 곳에 독립운동가 대신 친일파를 세우겠다고 한다”며 “역사를 왜곡하고 부정하는 윤석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엔 대학생 20여 명이 참석했다.
회견 후 대학생들은 검은색 물감을 손에 칠해 윤 대통령의 사진에 손도장을 찍었다. 안중근 의사의 손바닥 도장을 본떠 독립운동 정신을 기리고 현 정부에 반대 의사를 나타내려는 퍼포먼스다. 행사에 참여한 최유빈(27)씨는 “역사를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에 이 자리에 왔다”며 “계속해서 현안에 대해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