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59·이탈리아) 감독이 사우디아라비아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동갑내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의 맞대결도 기대를 모은다.
만치니 감독은 29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사우디 축구협회와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7년까지 4년이다. 현지 매체들은 연봉이 최대 3,000만 유로(약 430억 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만치니 감독은 우선 목표로 "내년 1월 아시안컵 우승"을 내세웠다. 그는 "사우디의 목표는 27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오르는 것"이라며 "아시아에는 한국과 일본, 호주 같은 강팀들이 있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아시안컵에서 우승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만치니 감독의 데뷔 무대는 내달 13일 영국 뉴캐슬에서 펼쳐지는 한국과의 친선경기가 될 예정다. 클린스만 감독도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세운 만큼 뜨거운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만치니 감독은 클럽과 자국 대표팀에서 좋은 성적을 내며 명장이라는 수식어를 달았다. 그는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 밀란을 이끌고 2005~06시즌, 2006~07시즌, 2007~08시즌 연달아 3연패를 일궈냈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에서 2011~12시즌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2018년부턴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해 '유로 2020(202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을 달성하며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다 최근 대표팀 감독직에서 돌연 사임하고 사우디 감독으로 부임, 아시아 국가를 지휘하게 됐다.
한편 만치니 감독과 클린스만 감독의 인연도 조명을 받고 있다. 1981년 각각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프로 선수를 시작한 두 사람은 세리에A에서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1981년 독일 슈투트가르트 키커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1989년 세리에A 인터 밀란으로 옮겨 와 5년 동안 뛰었다. 이후 토트넘(잉글랜드), 바이에른 뮌헨(독일) 등에서 활약하다 1997년부터 1년 간 삼프도리아(이탈리아)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만치니 감독은 1981년 볼로냐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해 삼프도리아(1982~1997), 라치오(1997~2001) 등에서 뛰었다. 2000년 라치오 수석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