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감염병' 페스트, 중국·몽골서 등장… 정부, 입국 검역 강화

입력
2023.08.29 17:10
올해 6~8월 해외 확진 환자 5명 발생
기존 3개국에 몽골 검역관리지역 추가

페스트(흑사병) 확진 환자가 우리나라에서 가까운 중국, 몽골에서 발생해 방역당국이 선제 대응에 나섰다. 페스트는 페스트균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성 질환으로, 치명률이 높고 감염 속도가 빨라 우리나라에선 1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2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6~8월 중국과 몽골에서 페스트 확진환자 5명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중국은 내몽골자치구에서만 환자가 발생했는데, 내몽골자치구와 인접국가 몽골은 페스트 환자가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풍토병 지역이다.

중국·몽골 발생 환자는 모두 림프절 페스트에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페스트 2종(폐 페스트, 패혈증 페스트)에 비해 전파 가능성과 치명률이 낮다. 국내에 상용화된 항생제로 치료가 가능하고 감염 후 2일 이내 치료를 받으면 회복률도 높다는 것이 방역당국 설명이다.

질병청은 중국 및 몽골 여행객이 지속 증가하고 있어 국내 유입 차단을 위해 기존 3개국(중국 콩고민주공화국 마다가스카르)인 페스트 검역관리국가에 몽골을 추가하기로 했다. 검역관리지역에서 입국한 사람은 건강상태질문서나 검역정보 사전입력시스템(Q-CODE)을 작성해야 한다. 방역당국은 이를 통해 유증상자 감시 등 검역을 강화할 계획이다.

14세기 유럽에서 수억 명의 사망자를 초래해 역사적으로 악명이 높은 페스트는 아프리카 지역을 중심으로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2010~2015년 전 세계에서 총 3,248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584명이 사망했다. 환자의 92%는 콩고민주공화국과 마다가스카르에서 발생했다.

질병청은 해외 페스트 발생 상황에 지나친 불안보다는 예방수칙 준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국내 환자 발생에 대비해 항생제 등 방역 대응 역량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며 "페스트 발생 지역을 방문할 때 쥐, 쥐벼룩 등 야생동물 접촉을 피해달라"고 당부했다.

윤한슬 기자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 Copyright © Hankookilb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