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이상동기 범죄’에 정부가 경찰의 총기 보급을 확대한다. 광역 단위 정신질환자 응급대피소도 신설한다.
기획재정부는 29일 발표한 '2024년 예산안'에 이 같은 ‘공공질서·안전 시스템 강화’ 방안을 대폭 포함시켰다. 범죄 대응 예산은 올해 2,735억 원에서 1조1,476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범죄 현장 대응력 강화를 위해 경찰에 저위험 권총을 ‘1인 1총기’로 지급하는 게 대표적이다. 현재는 경찰 3명당 총기 1개를 사용하고 있다.
유수영 기재부 행정국방예산심의관은 “이번에 보급하는 권총은 기존의 10분의 1 위력을 보이는 권총”이라며 “지금도 3명당 권총 1개, 테이저건 등이 보급돼 있지만 경찰이 쉽게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이라 경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보급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광역별 정신질환자 응급 대기소 설치 예산(6억 원)도 편성됐다. 정신응급의료기관의 공간 부족으로 정신질환 범죄 혐의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경우를 대비해 병원이나 광역치안센터 등에 응급대기소 18곳을 설치하겠다는 것이다. 정신질환자를 신속하게 격리·보호해 추가 범죄를 예방하겠다는 구상이다.
정신질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범죄자 중 정신질환자 비율이 늘어나는 점을 고려해 정신건강관리 예산도 두 배 이상 증액(550억 원→1,282억 원)했다. 우선 상담이 시급한 고·중위험군 8만 명에 대해 연간 8회 상담을 진행한 뒤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2027년까지 100만 명을 돌보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