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탐 입단 대가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종걸 전 안산그리너스FC(K리그2) 대표가 또다시 구속을 피했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유창훈 부장판사는 28일 이 전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 부장판사는 "종전 구속영장 기각 이후의 피의자에 대한 조사를 비롯한 그동안의 수사경과, 심문 결과 등에 의할 때, 증거인멸 내지 도망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여전히 어렵다"면서 "(영장) 재청구에 추가된 혐의에 관한 피의자의 다툼 취지와 그에 관하여 확보된 자료 등을 감안할 때, 피의자의 혐의 유무 내지 책임 정도에 대해서는 추후 본안 재판에서 판단 받아 볼 여지도 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 전 대표에 대한 첫 번째 영장이 기각된 지 21일 만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선수 두 명을 입단시켜주는 대가로 에이전트 최모씨로부터 현금 1,000만 원과 1,700여만 원 상당의 고급 시계를 받은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당시 안산FC의 스카우트 업무를 총괄하던 배모 전 전략강화팀장도 최씨에게 세 차례에 걸쳐 현금 3,0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검찰은 이달 14일 최씨를 배임증재, 사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7일에도 이 전 대표와 배 전 팀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당시 법원은 "피의자의 연령·직업·가족 관계 등에 비춰 도망할 염려가 낮아 보인다"는 등의 이유로 모두 기각했다. 이후 검찰은 보강수사를 통해 이 전 대표가 지난해 9월 당시 감독대행이던 임종헌(57·구속기소) 전 안산FC 감독에게 감독으로 임명하는 대가로 900만 원을 받고, 지난해 8월에는 선수 2명을 입단시켜주는 대가로 선수의 아버지인 홍모씨에게 6,000만 원대 외제 차량을 받은 혐의를 추가해 영장을 재청구했다.
안산그리너스FC의 구단주인 이민근 안산시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하면서 "시 자체적으로 전방위 감사를 벌여 구단 내 위법 부당한 사안이 적발되면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