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28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의원 연찬회를 갖고 9월 정기국회 입법 과제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초점은 내년 총선 승리 전략 도출에 맞춰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당의 관계 설정 △MZ세대 마음 얻기 △하반기 경제 위기설 등 연찬회 특강 주제는 총선 승리를 위해 국민의힘이 넘어야 할 과제를 집약적으로 드러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후보 캠프 상임선대위원장을 지낸 김병준 한국경제인협회 상임고문이 먼저 ‘국민통합’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그는 “당이 대통령의 자유주의 국정철학을 체화하거나 대안을 내놓기보다는 ‘윤심’을 따라가는 모습을 보인다”고 쓴소리를 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은 자유주의이며, 일견 국가의 과도한 권한 행사로 비치기도 하는 '이권 카르텔 척결' 등에 나서는 것 역시 공정과 정의를 바로 세워 자유를 꽃피우기 위함인데 이에 대한 당의 공감대가 아쉽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이문열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빗대 설명했다. 엄석대를 독재자로, 엄석대를 매질해 쫓아낸 선생님을 자유주의자로 각각 비유하며 “윤 대통령은 자유주의자 선생님인데, 정치적 이해를 앞세워서 따라가는 사람들이 대통령을 엄석대처럼 보이게 하고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에 대한 깊은 이해가 수반되지 않은 맹목적 윤심 경쟁을 거듭 경계한 것이다.
2030세대에서 낮은 지지율도 국민의힘의 극복 과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MZ세대의 특징은 과거 우리가 알고 있는 이기주의자, 조직 부적응자 이런 이미지와 굉장히 다르다”며 기성세대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이 멘토로, 기성세대가 오히려 멘티가 되는 역(逆) 멘토링 실시 등을 의원들에게 제안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물가와 고용, 환율 등 각종 경제 지표를 근거로 야권이 제기하는 '윤석열 정부 경제 폭망론'을 적극 반박하며 하반기 경제 위기설을 진화했다. 동시에 △반도체 경기 반등 시기 △중국 경제의 향배 △국제 원자재 가격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추이 등을 우리 경제 불확실성으로 꼽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국민들께서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기 위해 전력 질주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위기론'도 도마에 올랐다. 안철수 의원은 연찬회 중 취재진과 만나 “수도권이 여당이건 야당이건 다 같이 힘든 지역이지만, 특히 지금은 여당에 인재가 부족하다”고 거듭 지적했다. 윤상현 의원도 “진짜 중요한 것은 여론조사 수치가 아니라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김기현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수도권 위기론에 대해 “매우 건강한 논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좋은 인재라면 삼고초려가 아니라 십고초려라도 해서 모시겠다”고 인재영입 의지를 강조했다.
강연 이후 의원들과 각 부처 장관들은 국회 상임위별로 9월 정기국회 입법 과제를 논의하는 분임 토의를 실시했다. 저녁식사 이후에는 시도당위원회별로 모여 지역 맞춤형 총선 선거 전략 등을 다뤘다. 국민의힘은 29일 연찬회 성과물을 집약한 결의문을 채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