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내 시행을 추진 중인 '외국인 가사근로자 시범사업'에 대해 즉각 중단을 요구하는 시민사회 연대체가 출범했다. 연대체는 "졸속으로 제도 도입 시 외국인 노동착취와 돌봄노동의 가치 저평가가 우려되고 저출산 완화에도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주 가사·돌봄노동자 시범사업 저지 공동행동'은 28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발족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행동은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이주노동자노조, 전국가정관리사협회, 전국여성노조, 녹색당, 민주노총 서울본부 등 35개 단체의 연대체다. 이날 해당 시범사업은 외국인력정책실무위원회 안건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행동은 노동시간 단축 등을 통해 '부모가 직접 아이를 양육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며, 내국인 가사·돌봄 노동자 처우 개선 없이 외국인 가사노동자를 '값싼 인력' 취급해 들여올 경우 돌봄노동의 가치 하락은 불 보듯 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민아 정치하는 엄마들 공동대표는 "노동환경과 처우는 굉장히 열악하고, 주거 여건도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주 가사·돌봄노동자를 값싼 노동력, 도구로 취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두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로서 말하면, 양육자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노동시간 단축, 유연근무제, 육아휴직제 개선을 통해 직접 아이를 돌볼 시간을 보장받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미령 가사돌봄 유니온 사무국장은 "가사노동자들이 68년 동안 사각지대에서 법적 보호도 못 받다가 가사근로자법이 시행된 게 고작 1년인데, 정부는 무엇에 쫓기듯 하반기에 외국 인력을 100명 투입하려 한다"며 "외국 인력에 눈을 돌리기 전에 (내국인) 가사노동 종사자가 왜 줄어들고 젊은 인력이 왜 진입을 기피하는지 원인부터 파악해 지원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