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일부 '일본 오염수 안전' 동의 못해" BBC

입력
2023.08.27 22:30
전문가 대부분 "이론적으론 마실 수 있다"
"영향 예측 못해… 추가 연구 필요" 우려도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에 대해 전문가 대다수는 "안전하다"고 보지만 모든 과학자가 이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영국 BBC방송이 전했다.

26일(현지시간) BBC는 '후쿠시마 폐수 방출에 관한 과학의 이면'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문가들은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트리튬)의 수치가 낮으면 그 영향은 미미하다고 본다"면서도 "삼중수소가 해저·해양 생물과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에 대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견해도 존재한다"고 보도했다.

영국 포츠머스대의 제임스 스미스 환경지질학 교수는 "폐수가 이미 처리돼 희석됐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이 물을 마실 수 있다"고 말했다. 방사능을 측정하는 프랑스 연구소를 운영하는 물리학자 데이비드 베일리도 "중요한 것은 삼중수소가 얼마나 많이 있는지다"라며 "예를 들어 어류 개체 수가 심각하게 감소하지 않는 한 해양 종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 생각은 다르다. 방류된 오염수의 영향을 현재로선 예측할 수 없다는 게 이들의 견해다. 미국 조지워싱턴대 에밀리 해먼드 교수는 "(삼중수소와 같은) 방사성 핵종과 관련한 도전은 과학이 충분히 답을 할 수 없는 질문, 즉 매우 낮은 수준의 노출에서 무엇을 '안전하다'고 간주할 수 있느냐라는 질문을 제시한다는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해먼드 교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신뢰하면서도, 기준을 준수한다는 게 환경이나 인간에 미치는 영향이 '제로'가 되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BBC에 따르면 미국 국립해양연구소협회는 지난해 12월 일본 자료를 납득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 하와이대의 해양생물학자 로버트 리치먼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방사성 물질과 생태학적 영향에 관한 부적절한 평가를 봐왔다"며 "이는 일본이 물, 침전물, 유기체에 무엇이 들어가는지 파악하지 못할 뿐 아니라 그렇게 될 경우 이를 제거할 방법이 없다는 것을 매우 우려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그린피스 동아시아의 수석 핵 전문가인 숀 버니는 "삼중수소를 섭취하면 생식력 감소와 DNA 등 세포 구조 손상 등 동식물에 직접적인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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