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닫아온 국경을 3년 7개월 만에 열었다. 해외 체류 자국민의 귀국을 공식 승인하면서다.
노동신문은 27일 북한 국가방역비상사령부 발표를 인용해 "세계적인 악성전염병 전파 상황이 완화되는 것과 관련하여 방역 등급을 조정하기로 한 사령부의 결정에 따라 해외에 체류하고 있던 우리 공민들의 귀국이 승인되었다"고 전했다. 사령부는 "귀국한 인원들은 1주일간 해당 격리시설들에서 철저한 의학적 감시를 받는다"고 밝혔다.
북한이 이번 발표문에서 언급한 공민들은 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고려항공편으로 북한에 들어간 북한 주민 등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한 고려항공 여객기는 지난 22, 24, 26일 총 3차례 중국 베이징과 평양을 오갔다. 북한 국적자들이 탑승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사령부의 이번 발표는 2020년 1월 북한이 코로나19 이후 국경을 봉쇄하고, 중국과 러시아를 오가는 각종 교류를 전면 차단한 지 3년 7개월 만이다. 이로써 코로나19 이후 중국과 러시아 등 각국에 발이 묶였던 북한 외교관과 노동자, 유학생 등이 돌아갈 수 있게 됐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5월 주민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실을 처음 공개했다. 이후 방역등급을 '최대 비상 방역체계'로 격상했다가 같은 해 8월 '방역전 승리'를 선언하면서 '긴장 강화된 정상 방역체계'로 등급을 조정했다. 이후 올 7월부터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은 주민들의 모습이 포착되면서 방역등급이 재차 완화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북한이 해외체류 주민들의 입국을 공식 승인하면서 국경 개방에 따른 중국·러시아와의 교류 활동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북한 태권도 선수단이 이달 중순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국제태권도연맹(ITF)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평안북도 신의주와 중국 랴오닝성 단둥을 잇는 '우의교'를 건너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 9월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AG)에도 북한 선수단이 파견될 가능성이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