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맥주 기업 하이네켄이 러시아 사업 부문을 단돈 ‘1유로(약 1,400원)’에 정리했다. 1유로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서 완전히 철수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금액이라는 설명이다.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하이네켄은 25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러시아 화장품·생활용품 제조 및 포장 기업 ‘아네스트 그룹’에 러시아 사업을 넘기는 절차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하이네켄의 러시아 내 7개 양조장을 포함한 모든 자산은 아네스트 그룹에 이전된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사업 부문 지분 전량의 매각 금액은 단돈 1유로였다. 이번 거래에 따른 누적 손실액만 총 3억 유로(약 4,3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이네켄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지난해 3월 현지 수출 및 신규 투자 중단 방침을 발표한 데 이어 “러시아 사업은 지속적으로 실행 가능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선언했다. 이런 탈(脫)러시아를 외친 글로벌 기업만 1,000여 곳에 달한다. 그러나 하이네켄은 러시아에서 여전히 암스텔 맥주를 판매하는 등 철수하지 않은 상태라 꾸준히 비판을 샀다.
하이네켄은 “현지 직원들의 고용 보장 등 조건이 맞는 인수자를 찾고 있다”는 입장이었다. 러시아 아네스트 그룹은 향후 3년간 기존 하이네켄 직원 1,800명의 고용 보장을 약속했다는 설명이다. 암스텔 맥주의 현지 생산 역시 향후 6개월 안에 중단할 방침이다. 돌프 판덴브링크 하이네켄 최고경영자(CEO)는 “우리가 바란 것보다 훨씬 더 오래 걸렸으나, 이번 거래를 통해 직원들의 생계를 지키고 더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러시아에서 떠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의 러시아 사업 1유로 판매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일본 닛산자동차도 자동차 제조공장을 포함한 러시아 내 자산을 러시아 국영기업체에 1유로에 매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