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타페가 돌아왔다. 국내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의 대표 주자로 익숙한 모델이지만 5년 만에 다시 나타난 모습은 사뭇 다르다. 24일 디자인부터 내부 인테리어, 각종 편의기능까지 확 달라진 5세대 '디 올 뉴 싼타페'를 타고 경기 고양시와 파주시 일대 100km 구간에서 드라이브를 즐겨봤다.
이날 싼타페를 마주하고 처음 받은 인상은 '크고 무겁다'였다. 마치 군용 트럭이 떠오르는 듯한 둔탁한 디자인이었다. 겉모습만 보면 오히려 이전 세대 싼타페보다 팰리세이드를 닮았다. 긴 휠베이스(축간거리)와 넓은 테일게이트(차량 뒷부분)에서 비롯한 독특한 모습이 기존 싼타페의 느낌을 완전히 깨부쉈다. 4세대 모델과 비교하면 각각 휠베이스(50㎜), 길이(45㎜), 높이(35㎜)가 더 커졌다.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만한 디자인은 현대차에도 도전이었다. 현대차의 상징 알파벳 'H' 엠블럼을 재해석한 전면과 후면의 헤드램프에 'H' 라이트를 달았다. 대형 테일게이트로부터 만들어진 독특한 옆모습에 더해 21인치 크기의 대형 휠 등이 어우러지며 강인하면서도 탄탄한 느낌을 끌어올렸다.
일자로 떨어지는 테일게이트 덕분에 넓어진 뒷공간은 차박 등 야외 활동을 즐기는 운전자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언제 어디서든 아웃도어 라이프를 즐길 수 있게 골프 가방(캐디백) 4개, 보스턴 가방 4개 정도는 거뜬히 실을 만큼 약 725리터(자동차산업협회 기준) 수하물 용량을 자랑한다.
5세대 싼타페는 딱딱하고 차체가 무거울 듯한 예상이 무색하게 막상 달리기 시작하니 반전 매력을 뽐냈다. 가솔린 2.5 터보 모델을 타고 비교적 차량 운행이 적은 평일 낮 시간대 자유로 일대를 달리자 부드럽게 나아가는 동시에 출력면에서도 압도적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출발 구간에서 '노멀' 모드로 시작했는데도 곧바로 치고 나아가는 모습에서 'SUV'다움이 이런 거구나 알 수 있었다. 높은 차체를 감안하면 승차감은 매끄러웠다. 코너링 구간에서 핸들을 돌리면서도 부드럽게 돌았고 안정적이었다. 노면이 매끄럽지 않은 비포장도로에선 출렁거림이 다소 느껴졌지만 운전석이 다소 높은 SUV를 기준으로 볼 땐 무난했다.
돌아오는 구간에서는 도로 위 차량이 적은 틈을 타 '스포츠' 모드로 바꿨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으며 출력을 시험하자 엔진에 힘이 더해졌지만 '노멀' 모드와 큰 차이가 느껴지진 않았다. 다만 고속 주행 과정에서도 다소 흔들릴 수 있는 안전성을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차로 유지 보조 등 각종 편의 기능들이 보완해주며 안정적으로 달렸다.
신형 싼타페의 기능 또한 한 단계 더 발전했다. 일단 운전석과 조수석을 사이에 두고 새롭게 개발한 양방향 멀티 콘솔이 들어있다. 암레스트(팔꿈치 걸이) 수납 공간과 트레이를 1열 또는 2열 탑승자가 있는 방향으로 각각 열고 쓸 수 있게 설계해 활용도를 높였다.
다른 브랜드 차량에서도 속속 도입되지만 현대차그룹 계열 차량 중에는 최초로 스마트폰 듀얼 무선충전 시스템이 적용됐다. 케이블 없이도 차량 안에서 스마트폰 두 대를 무선으로 동시에 충전할 수 있다. 기능적 측면에선 전방 충돌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안전구간, 곡선로 포함) 등 각종 첨단 주행 보조기능이 더해지면서 외관과 내부에서 모두 풀체인지(완전 변경)의 진수를 보여준다.
디 올 뉴 싼타페의 판매 가격은 가솔린 2.5 터보 모델 기준 △익스클루시브 3,546만 원 △프레스티지 3,794만 원 △캘리그래피 4,373만 원이다. 1.6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의 경우 △익스클루시브 4,031만 원 △프레스티지 4,279만 원 △캘리그래피 4,764만 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