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오염수(일본명 '처리수')의 방류를 예정대로 24일 오후 1시에 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쿄전력은 이날 오전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원격 기자회견을 갖고 "(희석한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 검사 결과 예상대로 희석된 것으로 확인됐고 기상 조건에도 문제가 없으므로, 정부 방침에 따라 이날 오후 1시에 펌프를 가동하여 해양 방류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쿄전력은 지난 22일 일본 정부가 방류 개시일을 24일로 발표하자 오염수 1톤을 해수 1,200톤으로 희석한 뒤 표본을 채취해 삼중수소 농도를 측정했다. 측정 결과 삼중수소 농도는 리터당 43~63베크렐(추정 오차를 반영해 범위로 표시)로 나타났다. 이는 기준치인 리터당 1,500베크렐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같은 표본을 일본 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에서도 분석했는데 역시 매우 낮은 수치가 나왔다.
오후 1시부터 본격적인 방류가 시작되면 17일간 쉬지 않고 총 7,800톤의 오염수를 바닷물에 섞어 1km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방출한다. 하루당 460톤에 해당하는 양이지만 첫날인 24일은 오후 1시부터 방류를 시작하므로 방출량이 이보다 적을 전망이다. 매일 방출한 오염수의 양은 다음날 공개된다. 이어 2023 회계연도가 끝나는 내년 3월까지 세 차례 더 방류해 총 3만1,200톤(현재 오염수 총량 134만 톤의 2.3%)을 흘려보낸다. 이후 회계연도마다 다음 연도의 방출 계획을 발표한다.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폐로추진회사의 마츠모토 준이치 ALPS 처리수 대책 책임자는 기자 회견에서 "실제 방출이 시작되기 때문에 더욱 긴장감을 갖고 대처하겠다"며 "지방자치단체나 (어민 등) 관계자에게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정보도 신속히 발신하겠다"고 말했다.
후쿠시마 제1원전에는 12년 전 동일본대지진 당시 원전 사고가 난 후 오염수가 매일 발생하고 있다. 이를 다핵종처리설비(ALPS)를 통해 방사성 물질을 거른 후 탱크에 저장한 분량이 134만 톤으로, 이 중 70%에는 기준치를 넘는 방사성 물질이 남아 있다. 또한 삼중수소는 ALPS로도 걸러지지 않는다. 도쿄전력은 ALPS를 여러 차례 가동해 방사성 물질을 기준치 이하로 거르고, 이 물에 1,200배의 바닷물을 섞어 삼중수소 농도를 희석한 뒤 바다에 배출하는 계획을 세웠다.
오염수 방류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폐로가 완료될 때까지 계속된다. 일본 정부의 로드맵에 따르면 폐로에는 30~40년이 걸릴 전망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이 이보다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5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추정하는 전문가도 있다.
폐로를 위해서는 사고 당시 녹아내린 핵연료 잔해(데브리)를 모두 밖으로 꺼내야 하는데, 원전 사고가 발생한 지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 조각도 꺼내지 못했다. 핵연료 잔해가 있는 1~4호기 내부의 방사선량이 너무 높아 로봇조차 접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 2호기에서 처음으로 데브리를 꺼내는 작업을 시도할 계획이지만 성공하더라도 몇 그램에 불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