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중받아야 할 전력 분야 종사자의 노고

입력
2023.08.23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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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인 7월 폭우에 이어 한반도의 가운데를 통과한 태풍 '카눈'의 피해복구가 한창이다. 우리는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더 깊이 느끼게 하는 이상기후를 만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신냉전도 대한민국을 위협하고 있다. 이처럼 현대사회는 여러 재난이 동시에 발생하는 복합재난시대이며, 다른 한편에서는 재난과 군사적 위기가 동시에 나타나는 복합위기의 시대라고 분석된다.

스마트 인공지능 시대는 미래도시의 모습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미래사회는 안정적 전력공급이 바탕을 이뤄야 한다. 각종 데이터와 센서 그리고 인공지능의 스마트한 작동은 안정적 전력공급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 우리는 국토의 64%가 산지로서 전력설비가 태풍, 폭우, 산불 등에 노출되어 언제든지 정전 위험에 직면해 있다. 그동안 한전은 이러한 환경에서 세계 최고의 전력 품질과 저렴한 요금으로 첨단산업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어 왔다.

한전은 전력공급망에 대한 재난관리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선 정전방지 시스템이 그렇다. 정전시간이 가구당 한국 9.1분, 독일 12.8분, 미국 43.8분이다. 한국의 뛰어난 전력 품질을 나타내는 지표다. 태풍피해 발생 시 광역복구체계 가동 24시간 내 정전복구율을 99% 유지하는 것도 높게 평가된다.

둘째, 태풍 대비 재난통합관리시스템과 모바일앱, 메신저 등을 활용하여 태풍이동 경로를 관찰 대응하는 점은 과학적 재난관리 시스템을 구축 운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셋째, 전력공급선로에 위험을 초래하는 수목의 관리, 변전소, 전력구, 배수펌프 등 중요 공급선로를 사전에 보강한 점도 현장재난관리 시스템의 작동성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웨어러블 카메라의 재난현장 활용과 침수 경보 알림 등 사전 재해 경보 시스템을 구축한 점도 주목할 만한다. 예방적 전력공급 재난관리 시스템의 모범적 가동 사례로 전력 재난관리의 선진적 모습임에 틀림없다.

현대 사회는 여러 재난이 함께 발생하는 복합재난의 위험사회이다. 현대 문명생활과 각종 사회시스템 작동의 전제조건이 되는 전력 공급망들은 갈수록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어 있다. 구조적 문제로 재무적 어려움이 크지만, 세계 최고 품질 전력을 가장 저렴하게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전을 비롯한 전력분야 종사자의 노고는 칭찬받아 마땅하다.


문현철 한국재난학회 부회장·호남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