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는 앉을 수 있어 편하고, 쾌적해서 좋네요.”(김포에서 서울 영등포구로 출근하는 19세 김서진씨)
“버스를 늘려도 차가 막히면 어쩔 수 없잖아요. 지하철이 제일 안정적이긴 하죠.”(김포에서 서울 여의도로 출근하는 28세 김예진씨)
서울로 출퇴근하는 김포 시민들을 위해 서울시가 마련한 ‘서울동행버스’가 첫 운영에 나선 21일. 출근길 버스를 이용한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2량밖에 안 되는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에서 매일 출퇴근길 콩나물시루 신세를 면치 못하다가 탄 버스가 상대적으로 덜 혼잡하고 쾌적해 만족스럽다는 목소리가 대체로 많았다. 그러나 취지는 좋아도 출근길 버스 노선을 늘리는 ‘찔끔’ 증편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는 의견도 여전했다.
서울동행버스는 광역버스 수요가 높으면서도 지하철이 없거나 교통이 불편한 지역에 고정 노선이 아닌 한시적 노선으로 운행하는 맞춤형 출근버스다. 서울시 시내버스 노선과 구분하기 위해 새로운 번호 체계(서울+일련번호)를 적용, ‘서울01번(화성)’ ‘서울02번(김포)’으로 정했다.
이 가운데 김포시 풍무동 홈플러스에서 김포공항역까지 오전 6시 30분부터 10분 간격으로 총 12차례 운행되는 김포 노선은 승객들을 꽉꽉 눌러 담아 호흡곤란 환자가 속출하는 김포골드라인의 혼잡도(최대 285%)를 낮추는 역할을 맡았다. 전체 10개 역 중 풍무역과 고촌역은 이전 6개역(구래역~사우역)에서 태운 승객들이 가득 찬 상태로 열차가 오기 때문에 여러 대를 보낸 뒤 겨우 탑승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이 역 주변 주민들은 김포시가 마련한 출근급행버스(70A~70D)를 이용하는데, 02번 버스를 통해 선택지가 더 늘어난 것이다.
시민들은 일단 동행버스 투입을 반겼다. 영등포에 직장이 있는 김서진(19)씨는 “김포골드라인은 오전 6시 40분에 나와도 앉을 수 없다”며 “퇴근 시간대도 동행버스가 운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가족과 일본 여행을 간다는 강모(49)씨도 “김포공항을 가려면 김포골드라인을 타야 했는데 (너무 혼잡해) 좋은 인상은 아니다”라며 “지금처럼 버스 노선이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반면 지하철과 달리 버스는 ‘정시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시간도 더 소요된다는 반대 목소리도 적잖았다. 실제 출발역인 풍무 홈플러스에서 오전 6시 40분 출발한 버스는 김포공항역에 30분 만인 오전 7시 10분 도착했다. 버스전용차로 운영이 오전 7시부터라 일부 시간대엔 오토바이나 일반 승용차와 섞여 달려 속도가 느려진 탓이다. 같은 노선의 오전 7시 40분 버스를 한 번 더 타보니 29분이 걸려 1시간 전 버스보다 고작 1분 빨랐다. 버스전용차로 운영 시간대에 달리긴 했지만 전용차로가 끊기는 구간에서는 예상치 못한 정체가 발생해서다. 김포골드라인의 경우 사우역~김포공항역 구간은 14분, 풍무역~김포공항역 구간은 12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1분 1초가 아쉬운 출근시간에 버스를 이용하겠다는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실제 이날 버스 한 대당 이용객은 평균 10명 안팎에 그쳤다.
지하철 5호선 구간 연장이나 김포골드라인 개편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혼잡해도 지하철이 빠르긴 빠르다”(양재역으로 출근하는 49세 이모씨),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지하철을 연결(5호선 구간 연장)하는 것”(50세 문희찬씨)이란 지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