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24시간 상담이 가능하고 상담원에게 불필요한 업무를 덜 하게 해주 '인공지능 콜센터(AICC)'가 통신사들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통신사들은 콜센터를 혼자 힘으로 운영하기에 부담을 느끼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AICC를 대신 구축하는 기업 간 거래(B2B) 사업을 키우고 관련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 및 기술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다.
30일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전 세계 AICC 시장 규모가 매년 25%씩 성장해 오는 2025년 361억 달러(약 48조4,2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AICC 시장도 연평균 23.7% 성장해 2030년 약 4,5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AICC는 AI 기반 고객센터로 음성 엔진, 음성 인식, 문장 분석 등 각종 AI 기술을 적용해 상담원 연결을 위한 대기 시간 없이 상담이 가능하다. AI 기술의 고도화, 인건비 상승 등이 맞물려 최근 기업 AI 시장 중 가장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특히 통신사는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필요한 유무선 통신 기술을 갖추고 학습용 음성 데이터도 많이 보유해 AICC 시장을 이끌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국내 최고 수준의 AICC 개발사 페르소나AI에 주요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3대 주주에 올라섰다. 페르소나AI는 자연어 처리 엔진을 만들고 국내에서 처음으로 구독형 AICC 서비스를 도입한 기술력과 상품 경쟁력을 갖춘 국내 최고 수준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회사는 KB금융그룹, 한화손해보험 등 상대적으로 까다롭다고 평가받는 금융권에서 AICC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2020년 자체 AI 모델 '누구'를 활용한 AICC 서비스를 시작한 SKT는 페르소나AI의 자연어 처리 및 생성 기술을 결합한 챗봇 상품 개발 및 AICC 공동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2017년부터 AICC 개발에 착수한 KT는 2021년 AICC 전담 팀을 KT엔터프라이즈의 정식 사업부로 승격했다. 지난해 말에는 AICC 통합브랜드 '에이센(A'Sen)'을 띄우고 시장 확대를 위해 구축형과 구독형으로 개편했다. 초기 투자비가 필요한 구축형 상품은 자금 여력이 있고 고객 상담 수요가 많은 금융 및 보험사가 핵심 고객이다. 구독형 상품은 중소 업체 등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KT의 AICC 사업은 출범 3년 만에 수익으로 전환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3,420억 원 규모의 AICC 사업을 따냈다. 이는 지난해 수주 규모의 네 배를 넘어선 규모다. KT는 자체 초거대 AI '믿음'을 기반으로 초개인화 마케팅, 비즈니스 컨설팅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고도화해 오는 2025년까지 5,000억 원대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후발 주자인 LG유플러스는 그룹 계열사인 LG CNS, LG AI연구원과 손잡고 AICC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기존에는 LG CNS가 보유한 구축형 AICC를 바탕으로 금융사와 대기업에 공급하는 방식이었지만 LG AI연구원의 초거대 AI 엑사원까지 힘을 보태 성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KB금융그룹의 퓨처 컨택센터 콜인프라 구축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올해 4월부터는 우리카드에 'AI 음성봇'을 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