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결승에서 '축구 종가' 잉글랜드를 꺾고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이라는 새 역사를 썼다.
스페인은 20일(한국시간)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이 대회 결승전에서 잉글랜드를 1-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스페인은 2015년 캐나다월드컵 본선에 처음 출전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고, 2019년 프랑스 대회에선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했다. 결국 세 번째 도전 만에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다.
이번 결승전은 어느 팀이 이겨도 여자월드컵 첫 우승의 주인공이었다. 스페인과 잉글랜드 모두 결승에는 첫 진출이었다. 스페인의 열정이 더 컸다. 지난해 유럽 여자축구선수권대회 8강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잉글랜드에 1-2로 졌던 쓰라린 패배를 설욕했다. 당시 잉글랜드는 그대로 결승에 진출해 우승을 거머줬다.
스페인의 우승으로 여자월드컵에서 유럽 팀이 우승한 건 16년 만이다. 지난 2007년 독일 이후 미국이 2회(2015·2019), 일본이 1회(2011) 우승했다.
스페인은 대회가 시작했을 때만 해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조별리그에서 코스타리카(3-0 승)와 잠비아(5-0 승)에 승점을 타냈으나,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0-4로 대패해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16강에 진출한 이후에는 스위스에 5-1로 대승하더니, 직전 대회 준우승 팀인 네덜란드와 3위 팀 스웨덴을 차례로 꺾으며 조금씩 기세를 살려 결승까지 진출했다.
스페인은 절호의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전반 29분 역습 상황에서 올가 카르모나(레알 마드리드)는 왼쪽 측면에서 마리오나 칼덴테이(바르셀로나)가 내준 패스를 그대로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만들었다. 스페인은 전반을 1-0으로 앞서며 마쳤다. 스페인은 후반에도 전방 압박을 가하며 잉글랜드의 공격을 차단했고, 후반 19분 칼덴테이가 오히려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잉글랜드의 키라 월시(바르셀로나)의 손에 공이 맞았고, 비디오 판독(VAR) 결과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다. 잉글랜드는 골키퍼 선방으로 페널티킥을 막아냈으나, 후반 추가시간 13분 동안 기회를 살리지 못한 채 스페인의 우승을 지켜봐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