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한 둘레길에서 남성 최모(30)씨로부터 폭행과 성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19일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거세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형제 부활'을 요구하는 등 엄벌을 촉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17일 오전 신림동의 한 공원 둘레길에서 피해 여성 A씨를 때리고 성폭행한 최씨의 혐의를 성폭력처벌법상 '강간상해'에서 '강간살인'으로 변경했다. A씨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의식을 찾지 못하고 사건 발생 이틀 만인 19일 오후 3시 40분쯤 끝내 숨지면서 경찰이 혐의를 바꾼 것이다.
A씨는 서울 관악구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었다고 한다. A씨의 오빠는 18일 SBS와의 인터뷰에서 "자기(A씨)는 서울에 있고 우리는 부산에 있으니까 틈만 나면 '태풍 온다', '비 많이 온다'고 전화했다. 그때마다 엄마한테 용돈을 보내줬다"면서 가족을 살뜰히 챙기는 딸이었다고 비통해했다. 특히 지난달 21일 신림역 일대에서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하자 가족들은 사는 곳과 직장이 모두 관악구인 A씨에게 "조심하라"고 당부했다고도 한다.
A씨는 개학을 앞두고 오후 2시에 예정됐던 교직원 연수를 받기 위해 출근하던 중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A씨 지인이라고 밝힌 한 시민이 남긴 게시글이 공유되고 있다. 작성자는 "A씨는 운동 중이 아니었다"며 "방학 기간 동안 교장 지시로 연수를 기획하고 참여하기 위해 출근하던 길이었다"고 적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전날 오후 빈소를 찾아 조문한 뒤 취재진에게 "유족 말씀을 들으니 어느 정도 공무상 재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교육청 소속 노무사와 사실관계를 확인해 (공무상 재해가 인정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A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온라인상에서는 고인을 애도하는 글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효녀였다고 하는데 돌아가셨다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가족들은 얼마나 가슴이 찢어질지 생각하면 속상하다"는 등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최근 흉기난동 사건 등 연이은 흉악범죄를 언급하며 '사형제 부활'을 요구하는 의견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피해자와 유족의 원통함은 사형으로만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왜 사람 같지도 않은 이들 손에 황망하게 죽어가야 하냐"며 "사형제를 부활시키거나 종신형이라도 내려졌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