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 서울지하철 전 노선을 일정 기간 무제한 탑승할 수 있는 단기 이용권이 출시된다.
서울교통공사는 “외국인 관광객 36.8%가 서울에 4~7일 체류하는 점을 고려해 1일권과 3일권 발행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판매 가격은 1일권 5,600원, 3일권 1만1,800원 수준으로, 유관기관 협의를 거쳐 하반기 중에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공사는 “연간 38만 명 정도가 이용권을 구매해 운수 수입이 40억 원 늘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지하철 역사에는 ‘외국어 동시 대화 시스템’도 도입된다. 역 직원과 외국인이 각자 자국어로 이야기하면 양방향 투명 디스플레이에 자동으로 문자 통역이 돼 관광객들이 지하철 이용 정보를 편리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이달 중에 시스템 구축을 위한 업체 선정을 마치고 11월부터 4호선 명동역에서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내년에는 1ㆍ4호선과 공항철도가 지나는 서울역과 6호선 이태원역 등 외국인 관광객이 자주 찾는 5개 역으로 확대한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는 물론 베트남어와 태국어 등 13개국 언어가 제공된다.
공사는 올해 5월 22일부터 서울 전역에 뻗어 있는 지하철 인프라를 활용해 공항에서부터 숙소나 관광지 등 고객이 원하는 곳까지 짐을 배송ㆍ보관해 주는 ‘티 러기지(T-Luggage) 서비스’도 시작했다. 입ㆍ출국 때 숙소나 공항까지 하루 6, 7시간 짐을 끌고 다녀야 하는 불편을 해소해 줘 인기가 많다. 명동역 등 4개 역에서 첫 운영을 시작해 현재까지 3개월간 누적 이용량 937건을 기록했고, 휴가철 여행객이 몰린 7월 말, 8월 초에는 수요가 2배 이상 늘었다. 공사는 향후 관광객이 자주 방문한 역을 중심으로 확대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다.
새로 도입되는 서비스는 공사 직원들의 해외 여행 경험에서 비롯된 아이디어로, 지난달 서울시가 주최한 창의행정 발표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올해 상반기 외국인 수송인원은 하루 평균 1만2,729명으로 지난해보다 9배 늘었고 최근 중국인 단체 관광도 재개됐다”며 “이용수단, 언어소통, 짐 보관 등 여러 도움을 주기 위해 지하철을 활용한 정책들을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