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악 기술자" "민주당의 내로남불"... 이동관 놓고 여야 격돌

입력
2023.08.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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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학폭 두고 민주당은 잔혹성, 국민의힘 피해자와 화해에 방점
野 "방송 장악 기술자", 與 "KBS·MBC의 과도한 신상 털기"
이동관, 여당 의원들에 "엄호 사격 감사" 거침없는 태도

여야가 18일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인사청문회에서 자녀 학교 폭력 논란과 방송 장악 의혹을 놓고 격돌했다. 이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소설" "궤변"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아들 학폭 두고 민주당은 잔혹성, 국민의힘 피해자와 화해에 방점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학폭 피해자) 진술서에는 (이 후보자 아들이) 휴대전화를 뺏어서 게임하고, 책상에 머리를 300번 부딪치게 하고, 매점에서 자신의 것을 사라고 강제해서 돈을 쓰게 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조승래 의원은 2011년 학폭 발생 당시 이 후보자 아들의 담임교사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폭력 수위와 화해 시점 등을 두고 이 후보자 해명과 배치되는 진술을 한 부분을 물고 늘어졌다. 민주당은 해당 교사의 참고인 출석을 요구했지만 여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그러자 해당 교사는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학생들은 구체적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제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화해 시점 등 주장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선 “이 후보자의 법리적 해석도 맞지만 맥락적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진실 같지만 거짓이 있는 것이 세상”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당시 학교의 결정(이 후보자 아들 전학)은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며 “현 정치권의 정쟁적 싸움에 만 12년이 다 돼가는 사건을 소환시키는 일은 중지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홍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학생들이 화해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고, 학생들이 친구가 강제 전학하는 것을 강력하게 반대한 것으로 안다”고 옹호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도 “'(담임교사가) 학생들을 이용하는 정치꾼 같은 모습을 보인다’고 학부모들이 얘기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진술서를 통해 나타난 학폭 내용과 관련해 "일부 있었을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갈취나 휴대전화를 뺏거나 하는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300번 이상 박게 하면 살아 있을 수 있느냐”고도 반문했다.


野 "방송 장악 기술자", 與 "KBS·MBC의 과도한 신상 털기"

민주당은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과 홍보수석 재임 당시 언론 장악을 주도했다며 '방송 장악 기술자'로 규정했다. 고민정 의원은 언론 장악 정황이 담긴 국가정보원 문건을 들이댔고, 민형배 의원은 2008년 이 후보자가 이병순 당시 KBS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부에 비판적인 아침방송 진행자 교체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국민의힘은 KBS와 MBC의 이 후보자 검증 보도에 의도성이 있다며 맞불을 놨다. 김영식 의원은 “공영방송 MBC와 KBS가 공공성과 공정성을 무시한 채 정치적 편향성을 갖고 보도한다. 도덕성 검증은 필요하지만 개인적 신상 털기로 가는 건 너무하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도 "이제 낙마 목적이 아니라 흠집 내기 보도에 주력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거들었다. 그는 방송 장악 기술자라는 비판에 "왼쪽으로 기운 방송을 오른쪽으로 기울게 하겠다는 게 아니라 평평하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과정에서 친윤석열계 핵심인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야말로 방송을 장악했다며 민주당을 향해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인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마지막 발악”이라고 비판했다. 또 "이 청문회 현장이 내로남불의 극치"라고도 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이 "야당 공격이 청문회 질의냐"며 항의해 한때 고성이 오갔다.

이동관, 여당 의원들에 "엄호 사격 감사" 거침없는 태도

이 후보자는 앞서 다른 후보자들과 달리 청문회 내내 거침이 없었다. 오전 질의가 끝나고 여당 의원들에게 악수를 청하며 "엄호 사격을 세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학폭 논란에는 "(민주당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규정했었다"고 반격하는가 하면, 문재인 정부 시절 공영언론 정상화위원회를 거론하며 "중국 홍위병 운동과 유사한 성격"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자는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된다면 △미디어·콘텐츠 산업 성장을 위한 환경 조성 △가짜뉴스 등으로부터 이용자 보호 강화 △미디어 혁신 과정에서 이용자 권익 보장 등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향후 여야는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놓고 다시 기싸움을 벌일 전망이다. 보고서를 송부하지 않아도 윤석열 대통령은 이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이성택 기자
김도형 기자
허유하 인턴기자
김종훈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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