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던 방송인 하일(미국명 로버트 할리·65)씨가 "마약을 접하면 잊을 수 없는 기억이 생기기 때문에 첫 손을 대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씨는 1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마약의 쾌락을) 잊게 하는 약은 없다"며 "마약을 접하게 되면 기억이 계속 있기 때문에 중독자들이 힘들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씨는 2019년 3월 인터넷을 통해 구매한 필로폰을 지인과 투약하거나 홀로 투약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하씨는 "첫 손을 대지 말았어야 한다. 저도 마찬가지"라며 "하게 되면 또 하고 싶은데 제 경우에는 주변에 서포트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에 다시 손을 안 대게 됐다"고 말했다.
하씨는 가족과 지인 덕분에 마약을 끊을 수 있었다고 했다. 당시 마약 투약 사실이 알려진 직후 미국에 있던 큰아들이 하씨 아내에게 '이혼할 거냐'고 묻기도 했지만, 아내는 떠나지 않았고 아들이 한국으로 달려왔다고 한다. 그는 "주변 지인들의 서포트가 정말 중요하다"면서 "중독자들은 문제가 생기면 가족과 친구들이 떠나게 돼 서포트 시스템이 없고, 그러면서 마약 생각이 더 난다"고 했다.
하씨는 마약 사용자에 대한 처벌보다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마약) 사용자들을 교도소에 보내면 같은 방에 다른 사용자들과 매일 어떻게 몰래 나가서 (마약을) 할 수 있는지 이야기한다"며 "처음부터 치료를 해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주에 있는 치료감호소에서 매주 1 대 1 교육을 받았다.
대마 합법화도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아주 안 좋게 생각한다"며 "(대마가) 합법화된 미국의 주를 보면 마약 사용률이 늘어났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14일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해외 청년들에게는 술보다 흔한 마약' 토론회에 참석해 4년여 만에 공개석상에 섰다. 그는 토론회에서 1980년대 미국에서 로스쿨을 다니던 시절 대마를 접한 계기를 언급하며 마약의 위험성을 경고했다.